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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성자의 거울 ◆ . . . . . . . . . . [ 노기남 대주교님 ]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24 조회수708 추천수8 반대(0) 신고

 

 

 

 

 

         신학부 2 학년 방학 때,

       프랑스인 손 부이스 신부님은 동창인 기낭 신부님을 만나러 상경했다.

       나는 신부님과 동행, 군포로 나와 기차를 탔다.

       늘 하던대로 3등표를 샀는데 이날따라 3등칸은 발디딜 틈도 없었다.

 

       자리를 찾아 2등칸까지 갔으나 역시 붐볐다.

       사람을 헤치며 1등칸까지 가서야 우리는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짐을 챙기고 나서 차장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3등표를 1등표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차장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내가 신학생이라는 신분을 생각하니 초조할 수밖에 없었다.

       끝내 차장을 만나지 못하고 우리는 그냥 내리고 말았다.

 

 

 

       신학교에서 하루를 묵고 우리는 시흥으로 내려가기 위해

       다시 서울역으로 나왔다.

 

       손 신부님은 1등표를 사라고 하셨다.

       올라올 때 사람이 붐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그냥 표를 샀다.

 

       역 안으로 들어가자 손 신부님은 1등칸을 지나 3등칸으로 오르셨다.

       내가 말했다.

 

       "1등칸은 저깁니다."

       그러자 손 신부님은 말씀하셨다.

       "아, 그래, 알고 있어."

 

       그러시면서 그냥 3등칸으로 오르시는 것이었다.

       나도 따라 탔다.

       이날도 3등칸은 붐볐다.

 

       승객을 비집고 선 손 신부님은 웃는 얼굴로 나를 돌아보며 말씀하셨다.

 

       "바오로, 오늘은 아무리 3등칸이 붐벼도 그대로 타고 가자.

        어제는 3등표로 1등칸을 탔으니..

        오늘은 1등표로 3등칸을 타야지 빚을 갚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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