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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뜻밖의 행운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24 조회수1,174 추천수21 반대(0) 신고
5월 25일 부활 제6주간 목요일-요한 16장 16-20절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뜻밖의 행운>


한 포로수용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 내일의 생사여부도 확실시되지 않는 열악한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


평소에 걱정이 많고 무척이나 소심했던 포로가 한명 있었는데, 그는 계속되는 수용소 생활로 인해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배급이 소홀하다보니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게다가 심한 우울증에 스트레스까지 겹쳤습니다. 안타깝게도 청춘의 나이에 수용소 안에서 세상을 뜨게 되었지요.


다른 한 포로가 있었습니다. 낙관적인 성격에다 신앙심까지 깊었습니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이 전쟁 반드시 끝이 있을 것이다, 이 고통 끝에 반드시 큰 축복에 찾아올 것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꼭 나를 살리실 것이고, 언젠가 혼신의 힘을 다해 그분의 은혜를 갚기 위해 봉사할 날이 올 것이다, 나는 반드시 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매일 다짐했습니다.


그 결과 피 말리는 수용소 생활이었지만 그는 기적 같은 환한 미소를 만면에 머금고 최대한 기쁘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다들 우거지상으로 지냈지만, 그는 그 열악한 수용소 생활 가운데서도 반드시 자신의 인생을 살찌우는 돌파구가 있을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열심히 찾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것을 찾아냈습니다.


같은 감방 안에는 다양한 국적을 지닌 포로들이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다른 포로들에게 제안했습니다. 자신들의 모국어를 감방 안 다른 동료들에게 서로 가르쳐주자고.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외국어 선생님이 되어주자고.


다들 심심하던 참에 좋은 아이디어라며 무릎을 탁, 쳤습니다. 순식간에 지루하기 그지없던 수용소는 아주 수준 높은 외국어 학원이 되었습니다. 약 2년간의 수용소 생활 동안 그는 영어뿐만 아니라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폴란드어, 체코어 등 수많은 외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전쟁이 끝나고 그는 수용소에서 배운 외국어를 바탕으로 무역회사를 설립하게 되었고 나중에 크게 번창시켰습니다. 그리고 그토록 그가 원했던 사회봉사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 말미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선언하십니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참으로 예수님의 행복한 언약입니다. 정녕 은혜로운 선물과도 같은 말씀입니다. 다시금 세상을 살아갈 용기와 힘을 주는 말씀입니다.


우리네 인생살이 어찌 보면 시련의 연속입니다. 끝도 없는 고통의 연속입니다. 고개 하나를 넘으면 또 다른 더 큰 고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큰 폭풍우를 겨우 피했다 싶어 안심하면 어느새 또 다시 먹구름이 몰려듭니다.


어떻게 보면 고난은 우리 삶의 한 부분입니다. 아니 우리 삶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그리스도교 안에서 시련은 기쁨의 서곡입니다. 고통은 머지않아 기쁨을 낳습니다. 그 기쁨은 이 세상 그 어떤 기쁨보다도 큰 기쁨입니다. 그 기쁨을 한번 맛본 사람은 고통이야말로 인생의 보약이라는 깨달음에 이르게 됩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기다리는 일입니다. 현실이 아무리 비관적이라 할지라도 근심하지 않는 일입니다. 언젠가 우리의 근심이 기쁨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는 일입니다. 그래서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일입니다.


거듭되는 실패와 끝도 없는 추락과 좌절, 무의미 안에서도 하느님께서는 살아 움직이고 계신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입니다. 끝도 없는 어둠의 터널이 계속된다할지라도, 이 어둠에는 반드시 끝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 일입니다.


삶을 낙관적, 긍정적, 적극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급이 있습니다. 뜻밖의 행운입니다. 생각한대로 이루어지는 기적입니다. 그의 인생은 슬픔의 장막이 걷히고 샘솟는 기쁨으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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