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아프면 아픈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25 조회수818 추천수8 반대(0) 신고

작년 겨울 이곳에 선거가 있던 날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워낙 튼튼이 체질을 주셔서,

남들보다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저 이지만,

그날은 아무도 제 얼굴을 못알아 볼뻔 하였던...

매우 큰일날뻔 하였던 날이었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목에서 시작된 붓기가,

밤이 깊어지자, 얼굴까지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무섭고 두려웠던 것은,

점점 부어오르고 있는 것을,

맨정신으로 계속 느끼고 있었다는 것 이었습니다.

목이 점점 흉칙하게 부어 오르면서,

점차 숨을 쉬기도 힘에 겨워 졌습니다.

 

요셉의 부축을 받아서 깊은밤 응급실로 향할때에,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던지 저는 주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아파서 주님께 좋을 것이 있으시다면 더 아프겠어요.

 제가 아파서 주님의 작은 계획이라도 이루어 드릴수 있다면,

 얼마든지 더 아프겠어요...'

 

그렇게 말씀을 드릴 수 있었음은,

바로 그 얼마전에 제가 성령세미나를 통해서,

새로운 골룸바로 태어나게 되었던 시점이었기에,

다시말해, 주님께서 저를 더욱 강하게 단련하시던 시점이었기에,

저는, 제 나름대로의 확고한 믿음을 주님께 고백하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저는, 그날 마음은 참 평온했습니다.

내 몸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서도,

이 마음은 마치 주님 안에서 평화롭게 헤엄을 치는것 처럼 좋았습니다.

 

그렇게, 긴긴 밤이 지나고,

저는 요셉의 간호를 받으며 점점 회복하였습니다.

임파선으로 바이러스가 침투하여 생긴 일이라고,

의사의 설명을 듣고나서,

참 독한 바이러스한테 습격을 당했나보구나... 싶었습니다.

제 동생은 잔뜩 부어있는 제 모습을 보고,

눈이 동그래 져서는, 선풍기 아줌마라고 말해버렸습니다... >.<

 

정말 내가 어찌될지 모르겠는 갈림길에서,

내가 의지할 곳은 주님밖에 없음을 깨달수 있던 시련아닌 시련이었고,

오히려 내게 아무런 선택권이 없으니,

나의 모든것을 그분께 내어드릴 수 있어서,

비움이라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수 있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내가 몸이 성하고, 세상에서 풍요롭게 가졌다고해서,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고,

내가 몸이 불편하고, 세상에서 가진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해서,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이 아닐것 입니다.

나의 하느님께서는 제게 이 진리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당신을 믿고 따르고 사랑하는데에,

이 세상의 것은, 쉽게 말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말이지요...

그것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었던 지난날 이었습니다.

내가 돈이 많을때, 한푼이라도 도움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며,

내가 몸이 성할때, 봉사라도 한번 더 할수 있다고 말이지요.

하지만, 하느님께서 제게 제시하신 당신 사도의 길은 그런것이 아니었습니다.

가졌으면 가진대로, 못가졌으면 못가진대로,

조금후가 아닌, 내일이 아닌... 바로 지금 당장 당신을 따르는 길...

그길이 당신 사도의 길이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제가 무척 아파서 고통스럽던 그날밤,

주님께 모든것을 내어드리고, 참 평화로웠던 그 마음처럼,

내 육신이 건강하다 해서 하느님이 더 반기실 것도 아니요,

내가 가진것이 많다고 해서 하느님을 더 크게 도울수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프면 아픈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그렇게 당신을 따를 우리들을 주님께서는 기다리고 계신답니다... @^^@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요한 16:16~20)

 

당신과 나 사이에,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영원만이 우리에게 완전한 사랑을 증거할 것입니다... @^^@

 

사랑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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