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실망감을 얼마나 빨리 즉각적으로 드러내는지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29 조회수841 추천수12 반대(0) 신고

 5월 29일 부활 제7주간 월요일 (요한 16, 29-33)

 

 "그러나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저마다 제 갈 곳으로 흩어질 때가 온다. 아니, 이미 왔다. 그러나 나는 혼자가 아니다.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32-33) 

 

 

오늘 강론 말씀의 요지 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 는 말처럼 제자들이 같은 솥의 밥을 먹었어도 각자 흩어져 가리라는 것을 이미 아셨습니다. 그 마음이 대체 어떠셨을까? 터지는 분노와 본인 자신에 대한 좌절감을 누르고 어떻게든 제자들이 당신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시려고 애쓰시는 모습입니다. 그 모습에 감사 드리며, 나의 사람들에 대한 실망감을 얼마나 빠르게 즉각적으로 일어나게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겠습니다."

 

며칠전에 한 모임에서 신부님과 함께 7명이 미사를 드릴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난 달에는 제가 미사 시간인 오후 6시보다 일찍 도착하였으나, 늦으시는 분들 때문에 30, 40분 늦게 미사를 드렸기에 "이번에도 조금 늦어도 기다려 주시겠지" 하며 허겁지겁 왔으나 미사가 이미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지난 달에는 신부님께서도 공적인 사정이 있으셔서 조금 늦으셨고(사전에 연락을 주셨다고 함), 한 자매님으로부터 교통이 혼잡해서 늦어진다는 연락이 와서 기다렸다가 미사를 드렸기에 저는 다소 늦장을 부리다가 10분 정도야 기다려 주시겠지 하며 도착하였으나 이미 미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휴대폰이 울렸으나 운전중이라 전화를 받지 않았다가, 신호를 대기하면서 발신자에게 전화를 해 보았더니 휴대폰의 전원이 꺼져 있어서 "미사가 시작 되었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약간 언짢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황급히 서둘러 왔으나 예상대로 미사가 시작되어 안타깝기도 하고 실망스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경우와 사람에 따라서 다른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편치 않았으나 가까스로 마음을 다잡아 먹으며 순간 속으로 기도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제 뜻대로 마음을 갖지 않도록 하시고, 하느님 뜻대로 제 마음을 다스리게 도와 주소서! 제 옹졸한 마음으로부터 벗어나게 도와주소서!"

 

미사를 하면서도 편치 않은 마음을 달래며 인내하였습니다. 그러자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으며 "내가 휴대폰을 꺼 놓았기 때문에 다른 자매님들이 내가 오지 않을 것으로 알고 신부님께 말씀드렸을 꺼야." 하며 스스로 달래다가도 "나는 모임에 빠져본적이 없을뿐더라 이번 모임에도 참석한다고 하였고, 못가게 되면 사전에 연락을 했을텐데...." 이런 마음들이 교차하였습니다.

 

 

 "내 뜻보다는 하느님의 뜻대로 살자..." 라며 마음을 다져먹자, "아무튼 늦은 내가 불찰이고 운전중에는 휴대폰을 받지 못하니까 출발하기 전에 조금 늦겠다고 연락을 하지 않은 내가 잘못이다." 라고 생각하자 마음이 누그러지며 자유로워졌습니다.

 

 

영성체 시간이 되어 신부님께, "제가 늦어서요..." 라고 말씀드리자 "조금 늦었으니까 영성체를 해도 된다." 라고 하시기에 황송하기도 하고 기뻤습니다. 

 

미사가 끝나고 신부님께 그리고 자매님들에게 "미사에 늦은 제가 잘못입니다. 다음 번에는 미사가 정해진 시각에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번에 기다렸다가 미사를 하기에 기다려 주실 줄 알고 제가 늦장을 부렸습니다. 운전중이라 휴대폰을 받지 못했습니다" 라고 정중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지난 달에는 한 자매님을 많이 기다렸기 때문에 힘이 들었는데, 이번 달에는 반대의 현상이 된 것에 대한 불만을 저 혼자 이겨낸 것은 기도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분들에 대한 것은 생각하지 말고, 제 문제로만 보는 것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의 뿌리에는 "내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에 대한 두려움도 조금 있는 것 같았습니다. 

 

세상을 이기신 주님, 당신을 찬미합니다. 제가 세상과 제 자신의 약함과 어둠을 이길 수 있는 은총을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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