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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느유치원생의 그림 / 노성호 신부님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30 조회수711 추천수6 반대(0) 신고

  2006년 5월 30일 부활 제7주간 화요일

 

 “나는 아버지께서 나에게 맡겨주신 일을 다 하여

                                     세상에서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냈습니다.”  (요한 17,4)

 

 I glorified you on earth
by accomplishing the work that you gave me to do.

 


배경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당신께 맡기신 일을 완수하시고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십니다. “세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들을 위하여 빕니다”

 

☆☆☆

 

 제자들과 이별을 앞두고 아버지 하느님께 드리는 주님의 기도에는 제자들에 대한 애정과 이별의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 있습니다. 단순한 감정만은 아닙니다. 또한 아버지와 이루는 관계가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맡기신 것을 충실히 지켰고, 아버지의 것과 자신의 것을 동일하게 바라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이별하는 자리에서도 자식으로서 부모에게 바치는 효도의 모범을 손수 보여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들려주신 비유가 떠오릅니다.
아버지가 “얘야, 너 오늘 포도밭에 가서 일하여라.” 하고 이르자, “싫습니다.” 하고 대답하고는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간 맏아들과, “가겠습니다, 아버지.” 하고는 가지 않은 다른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둘 다 모범적인 정답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뜻을 실천한 아들은 맏아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가겠습니다, 아버지.” 하고 밭일을 하러 간 아드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유치원생의 그림 

 

유치원에서 원아들에게 그림 한 편씩 그려오라는 숙제를 내 줬습니다. 집으로
돌아간 아이들, 그림을 그리고 다음날 다시 유치원에 모여 각자 자신의 그림을
설명하는 시간이 되었는데, 좀 이상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유독 그 아이만은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여러 장의 스케치북을 들고 나온 것이었습니다. 의아하게
생각한 선생님이 이유를 묻자 그 아이는 자신의 그림을 한 장 한 장 교실 바닥에
펴 놓고서 한 그림을 완성시킨 다음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고래를
그렸습니다. 그런데 고래는 엄청나게 큰 물고기이기 때문에 스케치북 한 장에
그릴 수 없어서 이렇게 여러 장에 나눠서 그렸습니다.” 이 이야기 속에서 저는
고래를 구성하는 스케치북 한 장 한 장이 우리 각자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이는 똑같은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렸을 것이고, 거기에 고래의 각 부분을 나눠
그리면서 나중에 한 마리의 고래를 완성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각 스케치북에
표현된 색깔이나 모양, 배경 등이 모두 다르게 표현되었겠지요. 우리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모두 하느님의 사랑을 똑같이 받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각자 성격이나 취향, 생김새 등 모두 다르지요. 허나 그 모든 스케치북이 한 장도
빠짐없이 그 자리를 채워야만 고래를 완성할 수 있었듯이 우리 모두도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책임과 의무를 다하면서 지낼 수 있을 때 하느님의 한 가족을
완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그림들이 그 아이의 것이었듯이
우리 모두도 하느님의 소중한 작품이고, 아버지의 사람들입니다.

-노성호 신부-

                                        

                                           가톨릭성가  164번 / 떡과  술의 형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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