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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수신부님의 방문 / 노성호 신부님
작성자조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31 조회수966 추천수3 반대(0) 신고

  2006년 5월 31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주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 (루가 1,45)

 

Blessed are you who believed
that what was spoken to you by the Lord
would be fulfilled."

 

 

 

 

 

 

 예수님의 탄생을 예고받은 나자렛의 마리아는 멀리 엘리사벳을 찾아갑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아이를 갖게 된 두 여인은 기쁨의 인사를 주고받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합니다”

 

☆☆☆

 

 아무도 믿어 주지 않는 일을 당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합니까? 그래도 그것을 믿어 줄 만한 사람을 찾아가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멀리 있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성모님의 심정도 그랬을 것입니다. 요셉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심정이 어떠했겠습니까? 어쩌면 성모님의 지혜로움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가져야 할 태교나 출산 등을 준비하려면 6개월 전에 아이를 갖게 된 엘리사벳이 가장 좋은 모범일 수 있었으니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성모님은 정말 용감한 여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용기의 원천은 그분의 노래에 잘 드러납니다.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교수 신부님의 방문

 

상상도 못했던 일이 뜻하지 않은 순간에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약간의 어떤 느낌이라도 있었다면 대충이라도 준비를 하고 있었을 텐데, 전혀
무방비 상태로 어떤 일을 겪게 되었을 때는 난감합니다. 그날도 그랬습니다.
학기말이 되어 시험 준비와 리포트 마감으로 분주했던 날이었는데, 갑자기
평소에 존경했던 교수 신부님이 불쑥 제 방을 찾아오셨습니다.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찌나 죄송하던지요. 왜냐면 제 방은 발 디딜 틈도 없이 어질러진
난장판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언제 오실지 모르는 귀한 손님이었기에
따뜻한 차라도 한 잔 대접해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도 못했습니다.
항상 깨어 있으라는 주님의 말씀만이 유독 머릿속에서 맴돌던 날이었지요.
엘리사벳은 어떠셨을까 잠시 묵상해 봅니다. 성모님의 방문에 대한 어떤 소식도
듣지 못하셨을 것이기에 놀라움과 기쁨 속에서 갑작스런 방문을 받으셨겠지요.
가난하고 늙고 보잘것없는 한 여인에게 주님께서 친히 찾아가신 것과 똑같은
일이 벌어져 환희와 영광의 순간이 그에게 찾아온 것일 테지요. 저에게도
교수 신부님의 방문은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결과야 어떠했든 간에 신부님의
갑작스런 방문으로 제 삶에는 생기가 돌았습니다. 언제든 누구이든 기쁘게
맞이할 수 있는 내외적인 준비가 된 사람, 그리고 언제 누군가를 찾아가도
상대에게 기쁨과 환희의 대상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노성호 신부-

 

                                

                                  가톨릭성가 253번 / 네머리를 꾸미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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