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그래서 우리 하느님이시라니까요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6-05-31 조회수632 추천수2 반대(0) 신고

+ 우리 모두 평화.

 

분주하게 짐 보따리를 쌌습니다.

왠 짐이 이렇게 많은지 내 차속은 터질것만 같았습니다.

오랜만에 해 보는 가족여행이기에 경험부족인 것 같습니다.

 

우리 안드레아의 얼굴에 뭐가 나기 시작하더니 얼굴이 퉁퉁부어 올라 약국에 가서 약을 사 바르면서, 또  저의 건강도 안 좋아 갈까? 말까? 망설이다 떠난 여행이었지만 어제밤 집에까지 무사히 다녀올 수 있게 해 주신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에 감사인사드립니다.

 

레익타호 스키장 근처에 있는 케빈(한국식 콘도)를 예약을 해 놓고 다섯시간을  달려가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흥분하기엔 충분했습니다.

 

반쯤 갔을 때 진눈깨비가 내리더니 여름날의 분위기와는 동떨어진 뽀송한 눈으로 바뀌어 식구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먼 산에 그대로 남아있는 눈들을 신비스럽게 바라보며 즐거움을 더 해 갑니다.

 

도데체 어떤 곳인가? 하는 궁금증을 갖고 떠난 곳이기에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불안하기도 하였지만 막상 도착을 하고 보니 너무 좋은 곳이었습니다.

 

더군다나 호수를 끼고 들어가는 길목에 성당이 눈에 보여 언니랑 같이 더욱 신바람을 날렸습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쭉쭉 곧게 뻗은 소나무들은 10층 건물 높이 이상이 되고도 남을 것입니다.

 

땅에 떨어진 솔방울 역시 나를 깜짝 놀라게 합니다. 내 팔뚝만한 솔방울들이 여기저기 자연스럽게 떨어져 있어 또 한번의 탄성을 지르는데 캐빈 주인아저씨가 마음에 들면 얼마든지 줏어 가도 된다고 하기에 서너개를 집으로 가져 오기도 했습니다.

 

숙소에서 길 하나 건너 있는 수평선이 보일만큼 커다란 호수는 물 속깊이 있는 돌맹이 하나하나까지 헤아릴 수 있을 정도로 깨끗했습니다.  너무 깨끗해서인지? 물이 차가워서인지? 송사리 한마리 조차  없는 찰랑찰랑 물결치는 호수를 바라보며 내 마음도 덩달아 깨끗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정말로 내 마음에 한 점 티끌도 없는 듯 사랑을 마구 만들어 낼 것 같기도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들을 이 세상에 태어나게 했을 때 우리의 마음은 한없이 깨끗하고 아름다웠을 것입니다. 그런 마음을 우리가 지켜내지 못함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인간이기에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호수는 말이 없습니다. 자기의 본분을 말없이 묵묵히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바람이 차가웠지만 한참이나 호수를 바라보며 나의 부족함을 되짚어 보며 요번 우리 가족여행은 그야말로 행복을 찾아오겠다던 나의 바램을 만족시켜 주었습니다.

 

우리는 캐빈에 예약을 해 놓고 시간이 늦게 되어 중간에 전화를 했었습니다. 기다려 달라고...

혹시나 시간이 늦어 캔슬될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습니다.

 

과연 내가 하느님 나라에 못 가게 될까봐 큰 걱정을 했을까?  하늘나라 자리하나를 미리 예약을 해 놓아야 했을까?  이런 저런 걱정 없이 자유의지를 주시는 하느님이시기에 그동안 너무 소홀히 대해 드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구들이 곤히 잠든 새벽녘에 살짜기 빠져 나와 소나무 숲 길을 걸으면서 다시 한 번 하느님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늘 제가 하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더라도 하느님께서는 매번 저의 약속을 믿어주시고 부탁을 들어 주십니다.

 

한 눈 팔지 않고 늘 한결 같은 호수처럼 내 마음 평온히 주님만을 섬길 수 있도록 앞 길을 열어 달라고 드린 부탁이었습니다.

 

은퇴하실 때가 되셨을 만한 머리가 하얀 미국 신부님이 계신 예쁜 성당은 저를 행복하게 해 주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제 가는 길에 저버리시지 않으시고 바로 인도하셨기 때문입니다.

 

며칠만이라도 더 그곳에 묵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새 저의 아픈 몸도 가벼워져 긴 시간을 차를 타고 달렸는데도 끄떡 없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사랑 안에서 사랑메세지 보내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