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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위법망구(爲法忘軀)"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03 조회수614 추천수4 반대(0) 신고

2006.6.3 토요일 성 가를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
                                                                                  사도28,16-20.30-31 요한21,20-25

 

 

 

 

 

 

 

"위법망구(爲法忘軀)"

 

 



내적 빈곤은 저절로

외적 장식이나 꾸밈의 화려함이나 복잡함으로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여기 수도원 성전을 보면서 문득

‘단순함도 능력이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단순함을 견디지 못해,

뭔가 허전해 이것저것 걸어놓거나 붙여놓고

마음 흡족해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목의 홍송 제대나 독서대 얼마나 좋습니까?
나무의 나이테 신비로운 무늬를 보며 영혼의 나이테를 묵상하게 됩니다.

 

단순함을 견디지 못해

이런 자연 그대로의 원목에 페인트칠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단순함도 능력입니다.
내적으로 힘이 있어야 단순할 수 있습니다.


내적으로 허전하면 뭔가 모으고 쌓고 채우고 장식하고 꾸밉니다만,

내적으로 충만하고 부요하면 안팎으로 버리고 비워 단순히 합니다.


하느님이란 보물을 지녀야 단순함의 능력을 지닙니다.


어제 선방일화(禪房逸話)를 읽던 중

‘위법망구(爲法忘軀)’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법을 위해 몸을 돌보지 않는다.’라는 뜻입니다.


그대로 수행자들에게 적합한 말입니다.
하느님을 찾는 삶에 전념할 때

저절로 자기를 잊게 되고 단순한 삶이 뒤따릅니다.


본질적 삶에 충실하게 됩니다.
참 자유와 행복을 맛봅니다.
최소한도의 의식주에 만족합니다.


한 사람의 몸에 따른 것들은 어찌도 그리 많은지요!


몸의 욕구 따라 살다보면,

이것저것 몸에 좋다는 것 다 챙기다 보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1독서 사도행전의 바오로의 삶, 과연 위법망구의 모범입니다.


셋집에서 만 2년 동안 쇠사슬에 묶여 지내면서도,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아주 담대히

하느님 나라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해 가르쳤다 하지 않습니까?


위법망구,

하느님 나라와 주 예수그리스도를 위해 자신을 잊었던

바오로의 삶이었음을 봅니다.

 

몸은 비록 쇠사슬에 묶여 있을지라도

마음은 한없이 자유로웠을 것입니다.


반면 오늘 복음의 베드로는

아직 위법망구의 경지에 오르지 못했음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의 애제자에 대한

베드로의 필요 이상의 관심에 쐐기를 박는 주님이십니다.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


옆 형제에 대해 불필요한 관심을 갖지 말고

네 자신이나 제대로 추스르라는 말씀입니다.

 

한눈팔지 말고,

위법망구,

주님을 따르는 삶에 충실 하라는 것입니다.


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은총이,

위법망구, 자기를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충실히 주님을 따르게 해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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