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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눈길" (2006.6.10 연중 제9주간 토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10 조회수611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6.6.10 연중 제9주간 토요일

2티모4,1-8 마르12,38-44

                                                              

 

 

 

"주님의 눈길"



오늘 말씀을 묵상하던 중 퍼뜩 떠오른 주제는 “주님의 눈길‘이었습니다.


이어 생각 난 시편 구절입니다.
“주님의 눈은 가난한 이를 굽어보시도다.”


위로와 격려가 되는 부드럽고 따뜻한 주님의 눈길입니다.
연민과 배려, 이해 가득한 주님의 눈길입니다.
외적 장식이나 꾸밈을 꿰뚫어 내면을 환히 보시는 주님의 눈길이십니다.


문득 예레미야 예언자의 말씀(예레17,9-10)이 생각납니다.
“사람의 마음은 천길 물속이라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나 주님 만은 그 마음을 꿰뚫어 보고 뱃속까지 환히 들여다본다.

  그래서 누구나 그 행실을 따라 그 소행대로 갚아 주리라.”


그러니 주님의 눈길을 속이거나 피할 자 아무도 없습니다.
아무리 위장하고 꾸미고 장식해도

주님의 눈길 앞에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 주님의 눈길 앞에 서면 저절로 진실 솔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백 상담실 벽면에 주님의 이콘을 걸어 놓고

자주 주님의 눈길에 저의 눈길을 맞추곤 합니다.


오늘 주님으로부터 지탄받는 복음의 율법학자들,

허영과 위선과 과시욕 가득한 사람들의 전형입니다.

 

내적 빈곤의 자연적 표현들입니다.

우리 모두의 부끄러운 공통적 경향입니다.


화려한 긴 겉옷을 입고 나다니며, 인사 받기를 좋아하고,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잔치에서는 윗자리를 즐기고,

남에게 보이려고 길게 기도하는 율법학자들의 모든 언행들,

허영의 산물들입니다.


실속과 진실이 없는 참 공허한, 착각 중의 삶입니다.
진리를 따르는 삶이 아니라 욕망을 따르는 삶입니다.
주님의 눈에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삶입니다.


주님의 눈길은 외적, 육적 인간들인 이들 율법학자들을 넘어

가난한 과부를 향하고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보시는 주님의 눈길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서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다 넣었기 때문이다.”


율법학자들과 가난한 과부, 너무나 대조적인 두 인간상입니다.
전자가 육적 외적 인간을 대변한다면,

후자는 영적 내적 인간을 대변합니다.


과연 나는 어느 쪽에 해당되는 지요?
주님의 눈길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아니 주님의 눈길 안에서 사는 것입니다.


이래야 외부의 영향을 최소화하여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진실과 깊이를 살 수 있습니다.


그러니 바오로처럼

늘 하느님 앞에서, 그리스도 예수님 앞에서 사는 것입니다.


“말씀을 선포하십시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 계속하십시오.

  끈기를 다하여 사람들을 가르치면, 타이르고 꾸짖고 격려하십시오.”


바오로의 충고, 비단 목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믿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삶의 자세입니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누가 뭐래도 한결같이 어떠한 경우에도 정신을 차리고

고난을 견디어 내며 내 임무를, 책임을 완수하는 것입니다.

 

바로 늘 주님의 눈길 안에서 살 때 이런 삶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바오로처럼,

죽음을 앞두고는

물론 매 미사 때마다,

하루를 끝낸 후 잠자리에 들기 전

다음과 같이 고백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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