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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7) 말씀> 하느님은 다 보고 계십니다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10 조회수750 추천수6 반대(0) 신고

 

예수님께서 헌금함 맞은쪽에 앉으시어, 사람들이 헌금함에 돈을 넣는 모습을 보고 계셨다. 많은 부자들이 큰 돈을 넣었다.

그런데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이 와서 렙톤 두 닢을 넣었다.

그것은 콰드란스 한 닢인 셈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까이 불러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다 넣었기 때문이다." (마르 12,41-44)

 

예수님께서 과부의 헌금을 보시고 이를 하느님을 향한 사랑에서 우러나온 봉헌으로 인정하셨습니다. 이 과부는 아마도 예수님께서 자기를 보고 계시다는 것이나 주님께서 자기 형편으로는 얼마나 큰 돈을 낸 것인지 알아보셨다는 것을 전혀 몰랐을 겁니다. 그녀는 그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로 했을 뿐이니까요.

 

예수님께서 이 가난한 과부가 행한 자비를 주목하심은, 당신이 영광 중에 다시 오시어 우리를 심판하실 때 반드시 고려될 점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새삼 일깨워줍니다.

그것은 곧 우리 주변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푼 것과 베풀지 않은 것(마태 25,45)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사람들에게 해 준 것이 바로 주님께 해 드린 것이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당신을 가난한 이들과 동일시하십니다.

 

놀랍지 않으세요?

주님께서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는지 다 보고 계시며, 우리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혹은 얼마나 적은) 사랑을 안고 사는지도 알고 계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친절한 말 한 마디 한 마디, 행동 하나 하나를 다 느끼고 계십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양심을 성찰할 때 생각할 거리를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 일과를 마무리하면서 가족과 이웃, 그리고 직장 동료들과 어떻게 보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세요.

각각의 경우에 당신이 마주하던 사람을 예수님이라고 상상해 보세요.

그리고 스스로 물어보세요.

"나는 예수님께 마땅히 드려야 할 존경과 헌신의 태도로 그 사람을 대했는가?"

 

하느님을 섬기는 것은 세상을 바꾸려는 어마어마한 계획을 실행하는 데 있지 않고, 예수님을 대하듯 사람들을 대하는 데에, 특히 주님께서 날마다 우리를 이끄시는,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작은 만남 안에서 그렇게 하는 데에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이들에게 봉사할 때 정말로 예수님께 사랑을 보여드리는 겁니까?

다른이들에게 상처 줄 때 우리가 경멸하는 상대방이 정말로 예수님입니까?

 

정말로 그렇습니다.

 

초기 교회를 박해하려고 혈안이 된 타르소의 사울이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 환시를 보고 땅에 엎어졌을 때 예수님께서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왜 나를 박해하느냐?"(사도 9,4)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눈여겨보신 과부는 가시적인 성전에 의무적으로 헌금한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그토록 인자로이 대해주신 하느님께 경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어떤 일로든 여러분이 접하는 사람들이 예수님이심을, 깊은 존중과 존엄과 사랑으로 섬기도록 부름 받은 예수님이심을 기억하십시오.

 

"예수님,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치유해 주십시오. 모든 사람을 끌어안으시는 주님의 완전한 사랑으로 그들에게 위안을 주십시오. 그들에게 꼭 필요한 사랑과 존엄을 주십시오."

           <말씀지기 2006/6 , 연중 제9주간 토요일 말씀>

 

*** 타인에게 받은 상처는  자신의 눈으로만 보기 때문에 더욱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상대방의 눈으로 보면 덜 고통스럽고 용서도 쉽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결코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요.

 

     오늘 말씀 중에 과부의 헌금을 읽으면서 또 하나 부끄러운 것이 있었습니다.

     헌금을 낼 때 남이 안보는 헌금에는  인색했었다는 사실입니다.

     남이 보는 헌금, 남에게 드러나는 헌금, 즉 교무금이나 건축헌금같은 것은 그런

     대로 내면서 남이 안보는 주일헌금은 늘 아꼈다는 것........ 

 

     어느 신부님이 언젠가 평화방송에서 하셨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헌금낼 때, 바지 주머니를 뒤지다가 퍼런 배춧닢이 삐져나오면 왜 이놈이 나오고

     야단이야! 하면서 꾸깃꾸깃한 천원짜리 꺼내들고 헌금을 한다고....

     그렇게 헌금낼 때, 낼까? 말까? 낼까? 말까?하니까 하느님께서도 은총을 줄까? 

     말까? 줄까? 말까? 하시는 거라고...... 

 

     물론 유머러스하게 하신 말씀이었지만 정곡을 찌르는 말씀이기도 했습니다.

     남이 보지 않는 헌금을 굳이 많이 낸다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일인데 하면서

     적당히 때우려고 했던 자신이 참 부끄러워집니다.

     하느님께서는 다 보고 계신데, 다 알고 계신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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