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한 장의 사진은...
작성자박종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12 조회수703 추천수4 반대(0) 신고

한 장의 사진은...

-숨은 현실을 드러낸 다큐멘터리 사진을 예술로 승화시킨 김중만, 성남훈 사진전 < 슬픈 눈 맑은 영혼, 내일을 열다> 세바스티앙 살가도 사진전 < 절망에서 희망으로 >를 보고 와서 - 아버지, 6월 6일은 마침 레지오 단원들의 모악산 자연보호가 있는 날이라, 단원들이 산에 올라간 뒤에 저는 미술관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제1전시실에 들어선 순간, 휑한 눈으로 노려보는 한 어린이 사진 앞에서 저는 그만 심장이 멎는 듯 했습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기아와 질병과 전쟁, 분쟁의 피해로 그들의 삶의 뿌리가 송두리째 뽑히며 차별과 소외와 쓰라린 현실을 가슴에 품은 그들의 눈빛은 제 가슴에 화살로 꽂혔습니다. “아버지, 이들은 왜 이런 모습이어야 하는지요? 아버지께서 특별한 이유가 있어 저렇게 살도록 보살피지 않으신다 하더라도 저 아이들에게는 너무 가혹하지 않으신가요? 아버지는 무엇이든 다 하실 수 있는 분이신데, 왜 전쟁과 기근과 질병을 거두시지 않으신지요? “ 그들이 기꺼이 그 삶을 택하여 태어났다 하더라도, 혹은 그것이 그들의 영적 에너지 수준이라 할지라도 아버지는 왜 그들을 외면하시는지요? “ 전시관에서 제가 이렇게 아버지를 원망하며 대들었지요. 아버지, 2전시실, 3전시실, 4전시실로 옮겨 가면서 참담함 속에서도 피어나는 그들의 내면의 빛을 보았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힘없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버려진 존재의 비참함속에서 아름다움, 애잔함에 고개 숙였습니다. 내일의 희망을 보았습니다. 5전시실, 6전시실을 지나 밖으로 나와 먼 산과, 강물과 하늘을 보았습니다. 아버지, 지금 이 시각 지구마을 60억 인구 중 12억 인구가 하루 1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살아가고 1억 5천명의 어린이들이 거리에서 자고 먹으며 수억 명이 고향에서 내몰려 유랑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진은 먼 나라의 이야기이지만 이 땅에도 소외되고 억압과 차별과 궁핍의 이야기는 존재하고 있지요. 우리의 이야기, 우리의 현실입니다. 풍요롭고 소비적인 우리의 현실과 삶을 지탱할 최소한의 조건도 갖추지 못하고 사는 아이러니가 같이 공존하는 우리의 현실입니다. 아버지, 지금 당장에 제가 할 일은 아버지께 투정하고 대드는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입니다. 아버지께서 그들을 왜 돌보시지 않으신지 의문을 갖기 전에 먼저 제가 할 일들이, 우리들이 할 일이 있군요. 사랑을 실천하라 하시는 아버지의 뜻은 바로 이것이었군요. 나, 내 가족의 틀에서 벗어나 저들의 쓰라린 현실을 함께 공감하고 나누는 것이었군요. 나, 내 가족, 내 나라를 위한 기도에서 벗어나 헐벗고 굶주리고 외로운 지구마을 12억의 친구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었군요. 비참함을 끌어안은 저들의 아름다움의 힘은 우리 모두를 끌어안고 화해시키려는 힘이며 그 너머에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있음을....... 아버지, 오늘 제게 또 하나의 공부거리와 기도 제목을 주셨습니다. 파괴와 기근과 질병과 전쟁이라는 어둠의 세력이 이 지구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구마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아버지는 공부거리와 기도 제목을 주셨습니다. 그때 비로소 하늘나라를 보여주시겠지요 ...... 아빠! 아버지! 2006. 6. 10. 평화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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