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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찌 그리 좋아죽겠다는 얼굴인가?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12 조회수930 추천수18 반대(0) 신고
6월 13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 기념일-마태오 15장 13-16절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어찌 그리 좋아죽겠다는 얼굴인가?>


교회를 나오지 않는 분들로부터 종종 듣는 이야기입니다.


“신자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성당 다니는 사람들이 더해요.”


“성직자들, 수도자들, 지도자들, 봉사자들, 그들의 태도에 교회가 싫어졌어요.”


안타까운 마음에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 붙잡고 제 나름대로 설명해 드려봅니다.


“너무 실망하지 마십시오. 부족한 인간들로 구성된 교회이니 부족한 것은 당연합니다. 성직자, 수도자, 신자, 지도자, 너 나 할 것 없이 다 부족합니다. 결국 우리 교회는 그 속성상, 본질상 죄인들의 공동체입니다. 부족하기에, 죄인이기에, 상처가 많기에 하느님 자비가 풍성히 내리는 곳이 교회이기도 합니다. 죄인들이 주님과 함께 정화의 여정을 걷는 곳이 우리 본당입니다. 힘내십시오.”


열심히 설명해보지만 별로 소득이 없습니다. 상처 입은 마음은 이미 굳게 닫혀져 열릴 줄을 모릅니다.


교회를 떠나가는 형제들을 바라보면서 구성원 모두는 스스로의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그들에게 제대로 된 성직자상, 수도자상, 지도자상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생활을 통해 복음을 증거 하지 않았기에 그들이 실망을 느낀 것은 아닐까요?


우리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라’는 식의 고자세였기에, 우리가 지나치게 폐쇄된 ‘끼리끼리’ 문화에 익숙해있기에, 우리가 은연중에 지나친 권위주의, 도에 넘치는 형식주의에 물들어있기에 그들이 떠나간 것은 아닐까요?


그리스도인이 된 이상 ‘내 삶 내가 사는데 무슨 참견이냐?’고 말씀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세례 받은 이상 ‘나는 남 눈치 안보고 내 방식대로 산다’고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 신자가 된다는 것은 이제 공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더 이상 내 안에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사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언제나 겸손하게 자신의 발밑을 찬찬히 살펴봐야겠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언제나 내려다보고 계심을 망각하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리스도 신자가 된다는 것은 어두운 밤하늘을 밝히는 찬란한 하나의 별이 된다는 것입니다. 홀로 밤길 걷은 나그네의 외로운 마음을 달래주는 환한 하나의 등불이 된다는 것입니다.


남이 보든 말든, 험한 저잣거리에서든 차가운 밤길에서든 언제 어디서나 그리스도 신자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는 나날이 되길 바랍니다. 여러분 매일의 삶을 통해, 매일의 일을 통해, 하루 일과 전체를 통해 복음을 실천하고 증거 하는 세상의 빛이 되십시오.


그 결과 세상 사람들이 저들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저렇게 재미난 얼굴로 살아가나? 저들은 어떻게 저런 고통 속에서도 활짝 핀 얼굴로 살아가나? 저들은 왜 허구한 날 저렇게 손해만 보고 살아가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죽겠다는 표정인가? 의아심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너무나 궁금한 나머지 그들이 발걸음이 저절로 교회로 향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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