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불아, 우리 위에 쏟아져라!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14 조회수708 추천수7 반대(0) 신고

 

독서: 1열왕 18,20-39 복음: 마태 5,17-19 어젯밤의 멋진 경기 내내, 오늘 독서의 장면이 생각나 속으로 웃음을 지었다. 토고는 경기를 앞두고 자기 나라 최고의 주술사에게 우리 선수들의 사진과 명단을 넘겼다는 이야길 들었기 때문이다. 주술사는 힘을 빼는 주문과 함께 이상한 물을 뿌리는 예식을 했다고 한다. (어쩌죠? 그 주술사, 걱정됩니다. --;;)
..................................

오늘, 엘리야도 바알의 예언자 사백오십명과
바알의 부인 아세라의 예언자 사백 명과 대결을 한다.

바알은 폭풍과 천둥의 신이다.
그래서 바알은 비에 관한한 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졌다.
마침 가뭄이 극심한 때인지라
농사를 관장하는 신, 바알은 힘을 보여주어야 했다.

바알의 예언자들은 큰 소리로 바알을 부르다 못해,
칼과 창으로 자기들 몸을 찔러댔다.
좀더 희생적인 모습을 내 보이기 위해 
좀더 용감한 열성을 드러내기 위해 
사백 오십명이 괴성과 광란의 행태를 경쟁적으로 벌였다.

그러나 바알은 자는지, 다른 볼 일을 보는지, 
여행을 떠났는지, 자리를 비웠는지 아무 소식이 없었다.

극도의 흥분과 황홀경에 진이 다 빠진 바알의 예언자들은
어쩔 수 없이 엘리야에게 차례를 비켜주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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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야는 담담히 무너진 제단을 고쳐 쌓는다.
이스라엘 지파를 상징하는 열 두개의 돌을 가져다 
'주님의 이름으로' 제단을 쌓는다. 

제단 둘레에 도랑을 파고
제물과 장작 위에 물을 퍼 붓는다.

한 항아리.
두 항아리.
세 항아리, 
네 항아리.

물이 제단을 넘어 도랑에 가득 차자,
엘리야는 앞으로 나서서 짧지만 힘있게 기도한다.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이스라엘의 하느님!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으로 대표되는 
백성 각 사람, 하나 하나와 맺어진 인격적인 하느님!

폭풍과 바람과 비를 관장한다며
저 높은 곳에서 
인간의 고통과 기쁨과는 무관한 신이 아니라
언제나 백성들 곁에서, 안에서
희노애락을 함께 하시는 역사의 하느님!

인간의 희생으로, 광적 열정으로, 공덕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하느님이 아니라
절대적 주권으로 하느님이신 분.


'오, 주님! 
바로 당신이 우리 조상들의 하느님이시며
저의 하느님이심을 저는 압니다.
저의 조상에게 일어난 모든 구원의 역사는
오직 당신의 말씀, 한마디로 이루어졌음을 저는 압니다.

저에게 대답해주십시오.
주님! 저에게 대답해주십시오.
바로 당신이야말로 참 하느님이시며
이 백성의 마음을 돌이키게 하셨던 분이고
돌이키게 할 수 있는 분임을 알게 해주십시오.'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던 
이 엘리야의 기도가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였다!

어둑어둑해지는 하늘에서 타오르는 불길이 내려와 
번제물과 장작과 돌과 먼지, 도랑에 가득찬 물을 
전부 핥아버렸다.

핥아버렸다는 이 표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말려버렸다는 것이다.

그러자 온 백성이 엎드려 부르짖었다.
"주님이야말로 하느님이십니다.
주님이야말로 하느님이십니다"

바로 예언자 엘리야는 그 외침이 
모든 백성의 입에서 터져나오길 기도했던 것이다.

그렇다! 
제단에 내려온 불길이 
그가 원한 기도의 응답이 아니라 

백성들의 마음 속 깊이 
쌓아두고 있었던 숱한 우상의 장작더미 위에
성령의 불길이 쏟아져
머리 꼭대기까지 쌓아두었던 우상의 잔재들이
한톨도 남지않고 핥아 내진 것이 
 엘리야가 진정 원했던 기도의 응답이었다.


엘리야는 백성들을 거짓된 길로 인도하던
바알의 예언자 모두를 하나도 남기지 않고 사로잡아
키손 강으로 끌고가 거기에서 죽였다.

............................

팔백 오십명과의 대결에서도 기죽지 않고
오직 하느님의 약속 하나만을 믿고 
목숨을 던져 사명에 충실할 수 있었던 
큰 사람, 엘리야!

맨 허공에 
신념 하나를 붉은 깃발로 내걸어 
민족의 가슴에 큰 불꽃을 일으킨 위대한 예언자.

하느님의 명을
스스로 지키고 
또 남에게 가르치는 자는 
진정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라고
오늘 복음은 확증해준다.

주님, 오늘 우리 위에도
엘리야의 불을 쏟아부으소서! 
붉은 색 옷을 입고 일치단결해서 함성을 지르는 우리가 
진정 원해야 할 가슴 속 깊은 불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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