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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하며 그리워지는 남편, 바오로(6월 6일, 2주기)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15 조회수773 추천수10 반대(0) 신고


사랑하며 그리워지는 남편, 바오로에게.

 

주님, 사랑하는 바오로를 주님 품에 포근히 안아 주시어 감사 드립니다.

 

삶의 여행은 고행이란 말에 뜯어 맞추듯 늘 허덕이며 지낸 나날 속에서,

유난히도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은 빛이 있는데로 나아간다'는

말씀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마음에 와 닿는 아침에, 진리를 따르려고

애쓰던 바오로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며 저는 분명 남편 바오로의

그런 모습에서 주님의 현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9년하고도 59일을 더한 많은 날들 동안, 저는 바오로와의 동행

속에서 어렵고 힘들 때마다 산더미 같이 커다란 남편의 마음을

포근히 전해 받으며 그 하루하루를 견딜 수 있었습니다.

 

다정하며 착하기만 한 산더미 같이 커다란 마음을 가진 당신의 그 힘은

어디로 날라 갔는지... 왜 그리도 조그맣게 보이기만 했나요.

 

찡그리는 모습도 그렇다고 크게 웃는 모습을 본 적이 그리 없습니다.

항상 잔잔한 소리 없는 미소짓는 당신한테 괜스리 걸맞지 않게

마음놓고 어리광을 부릴 수가 있었답니다.

 

당신이 힘이 들어도 우리 가족을 위해서라면 마다 않던 그런 고운

마음은 나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그리운 님으로 남아 있을 거예요.

 

여보, 무엇이 그리 바빴는데? 무엇이 그리 바빠서 아름다운 꽃길을

뒤도 안 돌아보고 가시냐구요.

 

가끔은 장엄한 일몰 광경을 바라보며 우리 인생의 마무리도 저렇게

아름다웠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는 바램이었는데,...

 

바로 하느님의 뜻에 당신을 맡기겠다던 우리 짝꿍 바오로는 마지막

순간을 아름다운 저녁 노을 못지 않게 숭고하고도 고결하였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씩씩하게 잘 하고 있는데도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많이

걱정했던 아버지로, 내가 아파하고 힘들어 할 때 아픈 몸으로

다리 한번 더 주물러 주려고 애 많이 썼던 당신.

 

이제 그만 걱정해요. 내가 별 힘은 없겠지만 힘닿는 데까지 꿋꿋하게

잘 해 나가도록 당신의 영정 앞에 약속할 수 있어요.

 

당신은 우리 가족에게 무척 소중한 가장이었어요.

 

우리 마음이 이렇듯 당신의 마음 한 구석에 늘 자리잡고 있던

베로니카와 야고보. 안드레아가 이렇게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지 뭐예요.

 

초행길이란 누구나 가야 하는 길이라 하잖우?

옛사람의 눈으로 보면 이 길을 가야할 때가 되었던 것이고

오늘의 눈으로 보면 당신이 조금 일찍 가는 것이라네요.

 

마지막 가는 길엘랑은 아무런 걸림돌 없이 편안히 가 주길

뒤늦게나마 이렇게 바라고 있어요.

 

사랑하는 당신을 보내 주기엔 무척 슬픈 일이지만 지금쯤

주님 품안에서 평안하리라 믿으니 한시름 놓이고 있어요.

 

가는 길 외롭지 않게 나와 두 아들, 그리고 엄마와 언니의 마음을

같이 가져가 주길 바래요.

 

우리 마음은 하나의 노래가 되어 이렇게 따라 가려고 하고 있거든요.

 

당신의 얼굴은 달도 아니건만

산 넘고 물 건너 나의 마음을 바칩니다.

 

나의 손길은 왜 그리 짧아서

눈앞에 보이는 당신의 가슴을 못 만지나요.

 

당신이 오기로 못 올 것이 무엇이며

내가 가기로 못 갈 것이 없지마는

산에는 사다리가 없고 물에는 배가 없다오.

 

뉘라서 사다리를 떼고 배를 깨뜨렸습니까?

나는 보석으로 사다리 놓고 진주로 배 모아요.

 

오시려도 길이 막혀 못 오시는 당신이 그립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남편이니까 이해해 줄 수 있겠죠?

당신이 그리 예쁘게 꾸며 놓았던 뒷마당이 지금은

쓰레기장으로 변해버렸다우..

 

난 당신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하잖아? 

너무 힘이 많이 드니 어쩌겠어요.

당신이 보고싶고 그리워요..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의 품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릴 수 있도록 바오로를 거두어 주소서.

 

20004년 6월 16일 사랑하는 남편에게 당신의 아내 베로니카 드림.

 

** 2006년 6월 16일 ..

오늘이 우리 바오로가 하늘 나라에 간지 벌써 2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마음 같아선 새 글을 써서 우리 바오로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분명 하느님 곁에서 평안한 안식을 누릴 바오로를 생각하면 

기뻐해야 하는데, 지금 제 눈은 굵은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흐르는 눈물은 글을 쓸 수 없게 만듭니다.

바오로의 고별예식 때 고히 보내주면서 읽었던 글을

대신 또 보내봅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주님 사랑 안에서 사랑메세지 보내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흐르는 곡 - 아베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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