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나는 든든하다오. 내 주인과 함께 있으니!/정구평 신부님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15 조회수792 추천수3 반대(0) 신고

내가 머물고 있는 공동체에는 다른 네 명의 형제들과 '개 세 마리'가 同居하고 있다. 그런데 하루에 몇 시간씩은 공동체의 주인이 바뀐다. 우리는 아침 일찍 일터로 나가야 하지만 동거하고 있는 개들만큼은 언제나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음식을 먹으며, 주인 올 때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이 돌아올 때면 자신들의 고유한 언어인 꼬리 흔들기, 짖기 등등. 하루종일 있었던 일들을 하나의 동작과 유일한 언어로 맘껏 표현을 한다. 때로는 잘 통하지 않는 인간들보다도 더 낫다는 생각이 들만큼 솔직하게 반가움을 드러낸다. 안타깝게도 날씨가 더워지면서 더욱 그들의 肉이 그리워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들의 주인 기다리는 삶, 단순하고도 단조로운 삶이 부러운 것은 웬일일까?

한편 교회력으로 5월은 성모성월이라고 해서 다른 어느때 보다도 성모님의 신앙과 하느님에 대한 그분의 순명 그리고 그분의 삶 안에 인간적으로 감추어진 아픔들을 교회는 기억하며 강조한다. 불리움을 받아들이시는 겸손과 하느님에 대한 깊은 신뢰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이상적인 모델로 제시된다. 그리고 교회는 이번 주일을 성소주일로 정해서 특별히 개인의 삶에 있어서 하느님은 나의 삶을 어디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부르시는지를 깊이 성찰하도록 초대를 한다. 부르심에 대한 응답을 드리는데에 있어서 종종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은 지적인 오만과 닫혀진 자기애, 자신의 못난 꼴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어리석음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옛날 이스라엘의 어린 소녀, 마리아처럼 순박한 신앙고백이 주인의 음성을 제대로 알아듣게 되는 신앙의 밝은 지혜를 제시해 준다.

제1독서에서 사도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오로지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들에게 모여온 사람들에게 부활의 희소식을 전하는 늠늠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모습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 곳에서는 과감하게 돌아서는 단호함 또한 더욱 믿음직하다. 이들의 모습에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사명과 부르심에 대한 소명의식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1, 2독서에서 주인의 음성을 듣기 위해 모여온 이들은 나의 삶과 어떠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가? 생각해 볼일이다.

두 독서말씀에서처럼 삶의 희망을 갖게 되는 사람들은 사명을 받고 복음을 전하는 이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며, 그들은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의 결과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복음에서 양들이 자신들의 목자의 음성을 알아듣는다는 의미는 언제나 주인과 마음으로 일치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주인의 의중을 깊이 헤아리고 있기에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고 떳떳함이 생활 한가운데서 드러난다. 하지만 자신의 세계관에 사로잡혀 있는 어리석은 자들에게는 따로 주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이 곧 주인이기에 생명과도 같이 여기는 자존심이 그분의 부르심을 더욱 애처롭게 만들고 있다.

 

                                                                      <예수회 홈페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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