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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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못 박힌 손 / 김귀웅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15 조회수656 추천수8 반대(0) 신고




                                 못 박힌 손
  / 김귀웅 신부

미사 중 평화의 인사 때 신자석을 돌아다니며 악수를 하면서 기쁘게 인사를 나누곤 합니다. 언제가 미사에서 저와 악수를 하신 어느 자매님이 바로 옆에 계신 분에게 말씀하시는 소리가 귀에 들려왔습니다. “와, 신부님 손 엄청 부드럽다.”


사실 제 손은 무척 부드럽습니다. 일단 힘든 일 하지 않고 책상 맡에 앉아 기껏 컴퓨터 자판이나 두드리는 것이 전부이니 손이 까칠해질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손에 땀이 많이 나서 늘 촉촉하니 더욱 부드럽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래서 제 손을 잡아본 사람, 저와 악수를 해본 사람들은 누구든지 제 손이 참 부드럽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좀 미안하고 창피한 느낌입니다. 손이 까칠하고 또 딱딱하게 굳은살이 박혔다는 것은 힘들게 일하며 지낸다는 것이고, 손이 부드럽다는 것은 마치 빈둥거리며 지내는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당신 손으로 많은 병자들의 아픈 곳을 직접 어루만져 고쳐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손에 못 박힘으로써 우리를 구원하여 주셨습니다. 저의 손과는 다르게 못이 박힌 이들의 손은 아마도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애쓴 손, 곧 주님의 손과 꼭 닮은 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손에 못이 박힌 이들, 손에 못이 박힌 예수님을 닮은 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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