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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는 참 포도나무 / 최시영 신부님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16 조회수779 추천수5 반대(0) 신고
대학 1-2학년 무렵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어른을 위한 동화책을 읽은 적이 있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는 나무의 삶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던 기억이 있다. 그 나무는 이웃이 자신을 필요로 할 때 함께 놀아주고, 그네를 매어 놀게하고, 떠나고 싶어 할 때 자신의 몸을 베어 배를 만들어 주고, 이제 쓸만한 부분은 다 잘려져 나갔고, 남은 것은 나무 등걸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그 나무는 남은 등걸마저도 돌아온 그 이웃이 앉아서 쉴 수 있도록 자신을 내어놓았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오늘 복음의 포도나무도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모든 자양분을 가지에게 내어준다. 그 자신을 위해서 무엇을 남겨 놓지 않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 존재하기로 하였다. 가지가 열매를 맺는 것 이외에는 다른 즐거움을 따로 두지 않았다.

성숙한 사람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나 오늘 복음의 '포도나무'처럼 자신을 위해서 무엇을 쌓아두지 않고 오히려 이웃을 위해 자신의 가진 것을 내어놓고 나아가 자신마저도 내어놓는 사람이다. 요즘 우리 사회는 성숙한 사람이 되려하기보다는 성공한 사람이 되려는 데에 목숨을 걸고 있는 것이 아닌지… 성공한 학생, 성공한 교수, 성공한 직원, 성공한 사제… 맹자님 말씀이던가 '키우던 닭이 집을 나가면 온 동네를 찾아 다니지만, 자신의 마음이 집을 나갔는데도 찾으려 하지 않는다.'고 하시던 말씀이 마음을 어둡게 한다. 사람이라는게 참으로 변하기가 힘든 존재로구나. 기원전이나 기원후 2000년이 지났지만 맹자님의 말씀에서 우리가 크게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성공하는 것과 성숙하는 것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전자는 생존의 문제를 (The problem of survival) 다루고 있는 반면 후자는 성장의 문제를 (The problem of growth) 주 목표로 하고 있다. 동물의 왕국에서 주된 주제는 생존의 문제이다. 그러나 이 세상 나아가 하느님 나라에는 어떻게 살아 남을 것인가? 하는 것이 주된 관심사가 아니라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를 질문하여야 한다.

이제 우리 모두 삶의 질을 다른 차원으로 한 차원 높여야 할 시기이다. 더 이상 방치한다면 우리 세상은 인간이 숨쉬는 세상, 따뜻한 마음이 나누어지는 세상 즉 하느님 나라가 숨쉬는 세상이 아니라 그야말로 동물의 왕국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선명하고 도전적이고 강한 어쩌면 공격적이기도 한 상징으로 우리를 초대하신다.

나무를 떠난 가지는 곧 죽고 말라 비틀어진다. 그래서 불에 던져 태워버린다.
마치 물을 떠난 물고기가 곧 죽고 썩어버리듯이. 그래서 파묻어 버리듯이.
한가지로 예수님을 떠난 인간도 이처럼 말라 비틀어지고 썩고 불에 던져지고 묻혀질 것이다.

                                                                           

 

                                                                              <예수회 홈 페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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