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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4) 자비의 정신과 너그러운 마음으로 2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19 조회수685 추천수3 반대(0) 신고

 

 

어릴 때부터 자주 들어오던 말 중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 말이 일찌기 성서에 있었던 말이었나 봅니다.

오늘 말씀지기의 묵상글을 필사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정말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똑같이 갚아주고 싶은 경우의 일을 당할 때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비의 정신과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처하라고 하시지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당하고만 살면 꼭 바보가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분하고 억울할 때가 있지요.

 

초등학교 2,3학년 쯤 되었을 때로 기억됩니다.

앞집에 사는 동갑짜리 여자애가 학교 갔다 오는 길에 우리 아버지 함자를 부르길래, 나도 그애 아버지 이름을 불렀더니 집에 가서 일렀나 봅니다.

다 저녁 때, 그애 고모가 대문 안으로 들어서더니 다짜고짜 도끼눈을 뜨고 야단을 치는 거였습니다.

당신 조카가 먼저 우리 아버지 이름을 불러서 나도 불렀노라고 해명도 못하고 고스란히 당했습니다. 20세쯤 된 그애 고모가 덩치가 남자처럼 크고 목소리도 굵고 평소에 무섭게 느껴지던 터라 입이 얼어붙고 기가 질려 변명조차 못했는데, 그 기억이 떠오르면 두고 두고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겁니다.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어릴 때라 참 억울하게 바보같이도 당했구나 싶은 생각에 약이 오릅니다.

그러나 사람이 살다보면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억울하게 당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 또 있겠습니까!

 

지금도 가끔 당하고 삽니다.

그런데 여전히 영악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바보처럼 당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미움과 분노에 빠질 때가 많을 수 밖에 없지요.

그런데 남을 미워하고 분노한다는 자체가 자신을 괴롭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고, 그 기억속에서 분노를 되씹다보면 머리도 아프고, 밥맛도 떨어지고, 가슴은 뛰고, 스스로의 감정에 함몰되어 부글부글 속을 끓이다 보면 자신의 심신만 고달퍼집니다.

그래서 분노의 감정이나 기억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하루빨리 없애야할 것들인 것 같습니다.

당사자를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며칠전 우연히 종범스님의 설법을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남편이 틀어놓은 불교방송에서였죠.

정진과 보시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었는데, 정진을 통해 이룩한 것을 보시로 나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보시란 남에게 고통을 주지말고 남이 고통을 주었을 때, 보복하지 말아야 진정한 보시라고 하더군요.

이루는 것은 정진이고 나누는 것은 보시라고 합니다.

"정진으로 이루어 보시로 나눈다."

 

또한 견뎌서 참는것, 고통을 느끼는 걸 참는것, 그것은 감내의 인욕이며, 누가 무슨 소리를 하던 소위 요즘 말로 열 안받으면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 되니 그것이 참된 인욕이라는 것입니다. 화를 내야 참을게 있는데, 화를 안내면 참을 일이 없으므로 화를 안내니 참을 일이 없다, 즉 화를 조절할 줄 안다는  것이지요.

 

오늘 예수님의 말씀을 필사하면서 느낀 것은 보복하지 말아라! 화내지 말아라! 나누어라! 하는 말씀들이 예수님과 부처님이 공통적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일에도 열받지 말아라! 하는 말이 또한 마음에 닿습니다.

누가 무슨 억지소리를 하든, 욕을 하든, 흉을 보든,  열 안받으면 나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이 되니 얼마나 마음이 평화로울까 싶어집니다.

그것이 바로 정신연령이 높은 사람은 싸우지 않고도 이긴다, 바로 부전승이라고 종범스님은 말씀하시더군요.

 

앞으로 살면서 매사에 부전승(不戰勝)을 하려면  화를 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 말씀처럼 매사에 자비의 정신과 너그러움으로 대처한다면 바로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헌데 그 길이 곧 예수님과 부처님을 따라가고 닮아가는 길이니  지난(至難)하고도 요원한 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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