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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강론]신앙인들에게 있어서 福이란~ /강길웅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6-20 조회수844 추천수9 반대(0) 신고
 

                           신앙인들에게 있어서 福이란~

 

 

 복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안 믿는 이들이야 잘먹고 잘사는 것이 복이요, 몸 건강하고 오래 사는 것이 복이지만 믿는 이들에겐 복이라는 개념이 그렇게 편협된 것이 아닙니다. 힘들고 어려워도 그 안에 감추어 계신 하느님의 사랑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 복이요, 외롭고 눈물나도 우리와 함께 동행하시는 주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것이 복입니다.


   우리는 그래서 복의 개념을 잘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한마디로 은총 자체이셨고 복 자체이셨습니다. 모든 행복이 그분에게서 옵니다. 그렇다면 인간 예수가 받은 복이 무엇이냐. 그것은 겨우 마굿 간에서 태어나고 가난한 목수의 가정에서 성장해서는 위험스럽고도 외로운 전도생활을 하다가 마침내는 십자가형에 처형된 고달픈 생애를 말합니다.


   은총이 가득한 여인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를테면 예수 아기를 낳으심으로써 은총과 축복을 낳아 주신 어머니였지만 그 어머니 역시 눈물과 쓰라림으로 얼룩졌던 한 많고 외로운 생애를 살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예수님의 산상 설교에 보면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고 우는 사람이 행복하며 억울하게 박해받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그래서 복이라는 개념을 신앙 안에서 올바르게 이해하여 한 해가 비록 힘들고 어렵다 해도 하느님 은총의 복으로 받아들이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하느님의 복은 세상 모든 것 안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히 탄생하신 예수님을 가슴 안에 모시고 있다면 바라보는 세상이 온통 축복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세상 자체가 그분의 축복임을 알게 됩니다.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전에는 '삼왕 내조' 축일이다 해서 동방에서 세 왕이 찾아와서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께 경배드렸다는 사실을 기념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에 있어서는 다릅니다. 박사들이 인사드렸다는 사실보다는 주님께서 이방인인 그들을 불러 당신 자신을 손수 드러내셨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묘한 것은 메시아를 기다린 것은 유대인인데 그 메시아가 찾아와서 실제로 만난 백성은 이방인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유대인은 오히려 메시아를 배척했습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은총은 인간의 판단과 지혜를 초월합니다. 사실 인간은 자기 재주로 하느님의 은총을 만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자주 숨겨진 상태에서 우리에게 오시기 때문에 우리가 몰라봅니다.


   그렇습니다. 믿음은 상식과 인간의 지혜를 초월하며 그리고 세속의 조건과 그 장애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신자들은 조그마한 인간적인 조건과 장애에도 믿음이 자주 넘어지는 경우를 봅니다. 조금만 시련이 와도 하느님을 멀리하며 무슨 핑계만 생기면 신앙을 가차없이 내던집니다. 그래서는 안됩니다. 끝까지 붙들고 매달려야 합니다.


   어떤 자매가 남편의 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비자 교리에 나왔습니다. 특히 시어머니가 열렬한 개신교 신자였기 때문에 부딪치는 갈등과 쏟아지는 박해가 너무도 컸습니다. 그래도 이 자매는 기를 쓰며 나오는데 마침 시아버지가 암에 걸려 고생할 때 아주 헌신적으로 간호해 드립니다. 바로 이걸 보고 시어머니가 천주교로 개종을 했으며 남편도 입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박사들은 새 왕을 만나야겠다는 신념으로 멀고도 먼 위험한 길을 걸어 왔습니다. 유대인들은 무시했던 보잘것없는 한 아기를 만나기 위해 그들은 자신들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포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분이야말로 그들이 평생 원했던 왕이요 주님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그것을 배워야 합니다.


   우리의 인생은 어떤 의미에서 주님을 만나기 위해 걸어가는 나그네 길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누구는 쉽게 일찍 주님을 만나 한 평생 축복의 길을 은혜롭게 걸어가지만 또 누구는 평생 걸어도 그분의 흔적조차 만나지 못하고 고달픈 길을 외롭게 걸어갑니다. 그래서는 안됩니다. 인간의 지혜를 고집하는 어리석음을 버려야 합니다. 주님은 우리의 진정한 별이요 또 우리가 평생 걸어가야 할 길이십니다.


   따라서 우리 마음 안에 환하게 떠 있는 그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은혜로써 한 해를 걸어가도록 합시다. 


  강론말씀 중에서 / 강길웅 요한 신부(소록도 본당)

 

Marie Laforet -Claude Ci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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