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나는 이 세상에 둘도 없는 보물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15 조회수890 추천수18 반대(0) 신고
7월 15일 성 보나벤투라 주교 학자 기념일-마태오 10장 24-33절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나는 이 세상에 둘도 없는 보물>


얼마 전 한때 제가 직장생활 할 때 적을 두고 있었던 한 본당에 강의를 하러 갔습니다. 정겨운 얼굴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얼마나 반갑던... 동고동락했던 동료들, 같이 교리교사로 활동했던, 그러나 이제는 전업주부의 티가 몸에 밴 자매님들, 저희에게 잘 대해주셨던 어르신들...


강의가 끝나고 인사를 나누는데, 한 자매님께서 그러시더군요.


“강의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깜짝 놀랐네요. 청년시절에는 수줍음을 많이 타서 말 한마디 제대로 못했는데...”


돌아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어린 시절, 그리고 청소년기를 거쳐서 직장생활 할 때 까지 저는 정말 말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한 학기 끝날 때 마다 담임선생님께서 건네주시던 ‘통지표’ 생활발달상황 란에는 항상 ‘남 앞에 서기를 꺼려함’이란 문구가 적혀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엄청 소심해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남한테 민폐 끼치는 것이 그렇게 싫었습니다. ‘개그콘서트’에 등장하는 ‘A형’ 비슷했습니다. 그렇게 살다보니 엄청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삶도 팍팍했습니다. 위장병을 늘 끼고 살았습니다. 대인관계에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그런 두려움이나 근심 걱정들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사라졌을 뿐 아니라 해도 해도 너무할 정도로 ‘뻔뻔’해졌습니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 서도 별로 떨리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말 다 합니다. 한 마디로 ‘날나리’가 다 된 것 같습니다.


두려움이 많이 사라지고, 주변 상황에 크게 영향도 덜 받으며, 마음이 편안해진 계기가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가장 결정적인 배경은 아무래도 ‘하느님’ 체험이었습니다. 그냥 체험이 아니라 ‘강렬한 하느님 자비의 체험’이 일종의 ‘터닝 포인트’가 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우연한 기회에 다가온 은혜로운 하느님 사랑의 손길이 저를 스치고 지나간 후 정말 많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해소가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두려워하지 말라고 되풀이하여 강조하십니다.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두셨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결국 걱정보다는 희망을, 두려움보다는 평화를 간직할 수 있는 원천은 바로 우리 주님이십니다. 부드러운 주님의 손길 한번은 그간 우리가 떨쳐버리지 못했던 모든 종류의 두려움을 단 순간에 몰아내십니다. 우리를 향한 그분의 강렬한 사랑을 조금이라도 맛본 사람은 자유로워지기 시작합니다. 삶이 편안해지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인생의 지평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이런 연유로 하느님 체험은 신앙생활 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은혜로운 주님 손길, 사랑으로 충만한 주님의 시선에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집중해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형편없을까, 내 인생을 왜 이리도 꼬일까, 내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되지, 내 부끄러운 지난 삶을 하느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실까, 고민을 거듭하는 우리에게 자비의 하느님께서는 은혜롭게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소중한 내 자녀란다. 나는 너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두었다. 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거라. 너는 내게 있어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둘도 없는 보물이란다. 그러니 더 이상 두려워하지도 걱정하지도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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