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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용서 하기 쉬운 아기 . . . . . . . .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20 조회수704 추천수8 반대(0) 신고

 

 

 

 

 

 

우리가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한다면

삶을 망치거나 심지어는 건강까지 나빠질 수가 있다.

 

몇 년 전  나는 '욤 키푸르'를 위해서 특별히 마련된,

유명한 랍비의 용서에 대한 강연회에 초대를 받았다.

 

'욤 키푸르'란 '속죄의 날'이다.

모든 유대인들은 이날 한 해를 돌아보면서 그들의 부족함과 잘못,

죄등을 성찰하고 하느님께 용서를 청한다.

 

그런데 그 랍비는

하느님의 용서에 대한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하지 않았다.

 

그는 청중이 앉아 있는 좌석 앞까지 와서는

자기 부인에게서 어린 딸을 받아 안고는 연단으로 올라갔다.

 

겨우 돌을 지난 정도의 사랑스러운 아기였다.

아기는 아빠의 팔에 안기어 청중을 향해 방긋방긋 미소를 지었다.

 

그 자리의 모든 참석자들은 아기의 미소를 바라보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아기는 아빠를 향해 얼굴을 돌리고는

앙증맞은 손으로 아빠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랍비는 아기에게 사랑스런 미소를 보낸 후

전통적인 '욤 키푸르' 설교를 시작했다.

'속죄의 날'의 의미에 대한 내용이었다.

 

아기는 아빠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자

손으로 아빠의 코를 잡아당겼다.

랍비는 아기의 손을 코에서 떼어 놓고 다시 설교를 했다.

 

조금 있으려니까..

아기가 넥타이를 잡고 아빠의 입 속에 집어 넣었다.

 

사람들의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랍비는 입에서 넥타이를 꺼내고 아기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아기는 작은 팔을 아빠의 목에 둘렀다.

랍비는 아기의 머리에 손을 얹고 청중을 돌아보면서 말했다.

 

"어려분,

 이 아기가 어떤 일을 저질렀다고 해서

 용서하지 못할 일이 있겠습니까?"

 

강당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사람들은 모두 자신들의 아이나 손주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때 아기는 다시 손을 뻗어 안경을 잡아챘다.

모두가 한바탕 크게 웃었다.

 

랍비는 아기에게서 안경을 뺏어 쓰면서 크게 웃으며

조용해지기를 기다리다가 다시 물었다.

 

"언제 무조건 용서가 안 되는 그런 시기가 옵니까?

 용서하기가 어려워지는 때는 언제입니까?

 네 살입니까?

 여덟 살입니까?

 열다섯 살입니까?

 서른다섯 살입니까?

 

 도데체 몇 살이 되어야 우리는

 모두가 하느님 앞에 어린 아기라는 사실을 잊고

 용서하기가 힘들어집니까?"

 

그날,

나는 분명히

하느님의 용서가 이해하기 쉬운 어떤 것이라고 생각했다.....

 

 

 

 

 

                                           - 레이첼 나오미 레멘의 '할아버지의 기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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