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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복음묵상] 겨자씨와 누룩의 소명 / 박상대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31 조회수630 추천수5 반대(0) 신고

 2006년 7월 31일 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일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뿌렸다.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마태 13,31-32)

  

 “The Kingdom of heaven is like a mustard seed
that a person took and sowed in a field.
It is the smallest of all the seeds,
yet when full-grown it is the largest of plants.
It becomes a large bush,
and the ‘birds of the sky come

and dwell in its branches.’”


 


 

 예수님께서는 여러 가지 비유로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신비를 알려 주십니다. “나는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리라. 세상 창조 때부터 숨겨진 것을 드러내리라”

 

☆☆☆


 

 어릴 적 이솝 이야기가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줍니다.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되기도 합니다. 가끔 예언자들도 그러한 비유로써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거나 하느님의 뜻을 알려 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우리에게 많은 비유를 들려주셨습니다. 복음에는 예수님의 40여 가지 비유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비유 이야기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을 알아듣기 쉽게 하며, 기억 속에 오래 남게 해 줍니다. 밭에 묻힌 보물 이야기는 우리가 중요한 것을 위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 줍니다. 빚진 탈렌트를 탕감해 주는 임금의 이야기는 하느님께 용서받은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왜 용서해야 하는지 이해시켜 줍니다. 돌아온 아들을 용서해 주는 아버지 이야기는 우리가 잘못했을지라도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고자 다가가야 하는 이유를 잘 알려 줍니다. 비유는 정말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줍니다. 하느님의 신비는 비유가 아니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그 뜻이 깊기 때문입니다.

 

 

                                    겨자씨와 누룩의 소명

 

오늘 복음은 마태오복음의 비유설교 집성문에 실려있는 7개 비유 중에서 <겨자씨의 비유>와 <누룩의 비유>를 들려준다. 이는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와 <밀과 가라지의 비유>에 이어 제자들과 군중이 함께 예수님으로부터 듣게 되는 세 번째와 네 번째 비유이다.

 

예수께서 계시하시려는 하느님 나라는 신비(神秘) 그 자체이다. 신비는 인간의 이성을 초월하는 것이기에 예수께서는 이를 설명하시고자 비유를 학습도구로 삼으신다. 오늘 비유의 소재는 겨자씨와 누룩이다. 이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것으로 여기는 것들이다. 어떻게 보면 하찮아 보일 수도 있다. 겨자씨는 씨들 중에 가장 작은 씨이지만, 밭에 뿌려져 성장하면 그 어떤 푸성귀(나물종류)보다 크게 자란다.(최고 3m) 마태오는 여기서 "나무"가 된다고 했으나 이는 좀 과장된 표현이다. 그러나 하늘의 새들이 와서 둥지를 틀려면 푸성귀가 나무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종국(終局)에 세상의 모든 백성이 하느님 나라에 쇄도하게 될 것을 암시하는 표현일 수 있다. 누룩도 마찬가지이다. 누룩은 술을 만드는 효소를 가진 곰팡이를 곡류에 번식시킨 것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누룩이지만 밀가루 속에 들어가면 밀가루 반죽 전체를 부풀리게 만든다. 이렇게 겨자씨와 누룩은 너무 작아 잘 보이지도 않는 하찮은 것들 같지만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능력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 능력은 필히 자신의 목적을 달성해 낸다.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예수께서는 당신이 선포하시는 하느님의 나라를 작디작은 겨자씨와 누룩에 비유하신다. 예수님을 통해서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가 건설된다면 참으로 위대하고 놀라운 일들이 벌어져야 할 것이다. 실제로 예수께서는 장엄하게 하늘나라를 선포하셨고, 하느님 임재(臨齋)의 표징으로 마귀를 쫓아내시고 병자들을 고쳐 주셨다. 예수님의 이 모든 말씀과 행적들은 참으로 위대한 것이고 또 놀라운 일들이었다. 그분은 제자들을 부르시어 사도로 삼아 교회를 세우심으로써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셨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하느님 나라의 성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예수님 당대에도 그랬지만 사도들의 복음선포가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였고(씨뿌리는 사람의 비유), 제자단의 배반은 물론 선인과 죄인이 함께 살아야 하는 것(밀과 가라지의 비유)이 교회의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하느님의 나라가 스스로 성장하기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하느님 나라는 마치 겨자씨와 누룩과도 같이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성장하기 때문이다.   뿌려진 씨 가운데는 열매를 가져오기도 하고, 때가 되면 추수의 기쁨도 있다.

 

이렇게 하느님의 나라는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으나 이미 시작되었다. 예수님의 말씀과 업적들 안에는 하느님의 숨은 힘이 현존한다. 누구든지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새긴 것을 행동으로 증언한다면 그는 완성될 하느님 나라를 위한 일꾼이다. 그는 곧 큰 푸성귀(나무)가 되기 위해 밭에 뿌려진 겨자씨요, 빵이 되기 위해 반죽 속에서 열심히 일하는 누룩이다.

-박상대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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