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분심 속에 드리고 온 미사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01 조회수829 추천수8 반대(0) 신고

 

 

* 제가 아침미사를 다니는 'ST.LOUISE DE MARILLAC'성당의 부활절 장식

 

 

오늘 아침에 드린 미사는 분심으로 가득하였습니다.

 

분심의 시작은 신부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아침미사를 드리러 가는 성당은 저의 집 근처에 있습니다.

미국은 신부님들이 많이 부족한 상황(슬픈)이기에

외국에서 영어가 가능하신 신부님들이 많이 오십니다.

 

여기엔 IHOP (International House of  Pancake)이라고 하는

아침을 주로 하는 유명한 식당이 있는데..

바로 이 성당이 IHOP이라고 농담을 하신 인도 신부님도 계셨습니다.

 

왜냐하면,

은퇴하시고 함께 계시는 이태리 몬시뇰님,

본당 신부님은 미국 신부님,

보좌신부님은  인도 신부님,

함께 기거하시며 공부하시는 나이제리아 신부님이 계시니까

'Internationsal  House  of  priest' 그래서   'IHOP'라고 ......

 

나이제리아는 신학교에서 영어를 사용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으로 많이들 오십니다.

 

오늘 아침미사도

얼마전에 새로 보좌신부님으로 오신 나이제리아 신부님이셨습니다.

체격이 많이 크시고, 그래서 목소리도 우렁차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신부님이 하시는 영어를 제가 알아듣기가 힘든 것입니다.

 

저도 영어를 못하는 주제에

그래도 미국신부님이 하시는 영어는 좀 알아듣겠는데

그 신부님은 영국식 발음이신지 우렁차게 말씀은 하시는데 도무지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알아 듣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보통 아침미사는 30분 정도에 마치는데 (직장인을 위해)...

이 신부님은 항상 45분이 넘습니다.

저도 이것은 불만을 하면 안되는 줄은 잘 알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알아듣기 힘든 영어도 그렇고,

당신 혼자서 너무 열심히 강론을 하시는 모습이...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미사에 그 나이제리아 신부님이 나오시니,

 

제 분심은 그때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아..   오늘 미사도 또 45분이 넘겠구나..."

 

다른 신자들은 잘 알아들을 수 있을까?

지루해 하며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미사를 드리면서 묵주기도을 하시는 분들이 가끔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제 앞에 앉은 사람이

'예수 성심' 사진이 있는 기도책을 들고서

엄지 손가락으로 사진의 예수님 성심(♥)을 쓰다듬으며

제 귀에 들리도록 다른 기도문을 열심히 외우고 있었습니다.

 

저는 미사중에는 다른 기도는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 하기는 저도 분심으로 딴 생각을 하면서... )

이곳 사람들은 전혀 다른 사람이 하는 일에 참견을 안합니다.

그러나 바로 앞에서 그러니 자꾸 신경이 쓰였습니다.

 

'신자들의 기도'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똑같은 사람들이,  몇 년동안을

언제나 똑 같은 기도를 드립니다.

저는 그분들의 기도를 하나도 틀리지 않고 속으로 따라 외웁니다.

그리곤 이번에는 저 사람이, 

다음은 이 사람이 할 차례...

이렇게 그분들의 순서까지 생각하면서 ...

그만 '신자들의 기도'도 분심으로 날려 보냈습니다.

 

이번에는 복사가 분심을 줍니다.

학교가 딸린 성당이라 복사는 아이들이 하지만

지금은 방학이라 어른 들이 복사를 섭니다.

 

매일 미사를 드리며 보았을텐데도

포도주와 물을 드리는 것 부터 신부님께 맞추어 드리지를 못합니다.

옷차림 까지도 ...

 

오늘은 왠 불만이 이리도 저를 따라오는지..    (ㅠ.ㅠ)

이번에는 영성체를 하는 모습이 또 제게 걸립니다.

 

아직도 여기는 손으로 영성체를 하지 못하고

입으로 모시는 신자가 1/4 정도 됩니다.

그런데 그 중  한두 사람은 꼭 무릎까지 꿇고 나서야 성체를 모십니다.

그 분들은 미사보도 꼭 씁니다.

 

그리고 성체 분배자의 줄에 섰다가 얼른 신부님 줄로 바꿔서는 모습이

또 저를 분심으로 몰아갑니다.

성체 분배자의 손에 들려 계신 예수님은 어떤 마음이실까?

 

이렇게 온통 분심으로 얼룩진 미사를 드리고

언제나 잠깐이라도 인사를 드리고 오던 감실 앞을 그냥 지나쳐왔습니다.

 

예수님,

제가 왜 이렇게 되었나요?

저는 혼자 미사를 드려야 되는 사람인가요?

이렇게 분심으로 드린 미사도 예수님께선 함께 해 주셨나요?

다음부터는

눈 감고..

귀 막고...

미사를 드려야 하나요?

 

그러나 그렇게 공동체와 함께 하지 못하는 미사는

'반기지 않으실 것' 이라는 어떤 목소리가

제 안에서 울려나오기는 합니다.

 

예수님,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 아침에는

제가 정말 정말 잘못했습니다.

 

제 탓이요!

제 탓이요!

모두가 제 큰 탓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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