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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강길웅 신부님의( 나는 그것이 알고 싶다)
작성자김정애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02 조회수781 추천수6 반대(0) 신고

전에 조계종 종정으로 계시던 스님이 어느 날 대중을 상대로 설법을 하면서

" 천주교의 주교란 자도 나한테 배우고 갔어."

하는데 듣기가 참 거북했다. 아마 어떤 주교님이 선 (禪)에 대해 뭔 문의를

한 모양인데 이를 해석하는 스님의 방식이 거슬렸다.

도를 깨치는 것과 인격의 형성은 별개라는 사실을 그때 알았다.

 

신학교에 다닐 때 한 신학생이 좀 이상하다 했는데 결국은 절간의 중이 되겠다고

신학교를 나갔을 때 큰 웃음거리가 된 일이 있었다.

어떻게 그런 자가 신학교에 들어왔을까? 후에 들으니 그가 송광사에 들어갔다고

했고 나중에는 티베트로 갔다는 말도 들렸다. 그러나 별 관심도 없는 일이

기에 오랫동안 잊고 지내다가 작년에 그를 우연히 만났다.

 

본당수녀님들을 모시고 여행을  하다가 송광사에 들렸을 때 그곳의 한 스님이

 우리 수녀님들을 보더니 기꺼이 당신 방으로 초대를 했으며 나는 덤으로 따라가

차를 대접받았다. 그때 옆방에서 '신부 스님'이라는 자가 수녀님들을 만나겠다고

나타났는데 언뜻 보니 신학생 때 중이 되겠다고 신학교를 나갔던 바로 그였다!

 

나는 그를 단번에 알아봤지만 다행히? 그는 나를 몰라봤다. 그가 우리 수녀님들에게

자기가 광주 가톨릭대학교에서는 전설적인 존재로 기억되고 있다며 그가 마더

데레사도 만나고 달라이라마를 오랫동안 모셨다는 자랑도 늘어놓았는데,

나중 말은 사실이겠지만 '전설적인 존재'라는 처음 말에는 하자가 있었다.

 

상식으로는 전혀 이해가 안 되는 신학교에서의 웃음거리사건이 어떻게 전설적인

존재로 둔갑을 했는지, 그리고 신학교 2학년 때 나간 그가 어떻게 '신부 스님' 인지,

수십 년간  도를 닦았다는 사실이 안쓰럽다못해 측은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게다가 가톨릭을 잘 안다고 하면서 수도회를 말하는데 이건 아는 것이 아니라

무지였으며 신앙을 오해해도 한참 오해하고 있었다.

 

도를 닦는다는 게 뭔가? 한 마디로 깨치기 위함일진대 그래, 깨치면 어떻다는 건가?

조병화 시인의 '산사에 다녀와서'라는 시에 보면 '깨치면 뭐하며 그래 부처가 되면

뭐 하느냐? 는 말이 있는데 그 점에 있어선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래, 수녀가 되면

뭐하고 신부가 되면 뭐 하겠다는 건가? 인격이 모자라면 그 모든 것이 다 모자란

것이 아니겠는가?

 

나는 중들만 싸우는 줄 알고 그분들이 왜 도를 닦는지 그 이유를 몰랐다가 내가

신학교에 들어가 교화사를 배우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 교회 수도자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수도회의 이권이나 자기 주장을 내세우기 위해서는

 일반 시정잡배들이 하는 수법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나는 여전히 궁금하다. 도대체 도를 닦아서 어쩌겠다는 건가?

 

_소록도 강길웅 신부님의 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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