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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그물 ---- 2006.8.3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03 조회수543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2006.8.3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예레18,1-6 마태13,47-53

                                                            

 

 

하느님의 그물



아침, 저녁의 서늘한 바람, 높고 푸른 하늘이 가을처럼 느껴집니다.
여름 안에 가을이 있는 것처럼, 삶 안에 죽음이 있음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을 생각하는 지혜로운 이들, 죽음을 늘 염두에 두고 살아갑니다.
욕심이나 환상(幻想)의 치유에

‘하느님 묵상’ ‘죽음 묵상’처럼 좋은 처방도 없습니다.


세상 그 누구도 하느님의 그물, 죽음의 그물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느님 앞에, 죽음 앞에는 모두가 평등합니다.


사실 죽음 있어

삶이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하느님 주신 귀한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한번 뿐이 없는 선물 인생, 아름답고 품위 있게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에 대한, 죽음에 대한 자각이 우리의 삶을 새롭게 합니다.

매일 새 하늘과 새 땅을 살게 합니다.

탐욕에서 벗어나 하늘을 떠가는 흰 구름처럼 초연한 삶을 살게 합니다.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고 살라”는 성 베네딕도의 말씀,

옛 사막 수도자들의 이구동성의 지혜로운 충고이기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도 하느님의 그물, 죽음의 그물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하늘나라는 바다에 쳐놓은 그물과 같다 합니다.

세상 종말에 하느님은 바다에서 그물을 걷어 올리듯,

당신의 그물을 걷어 올려 의인들 가운데

악한 자들은 가려내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라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우리 삶의 주도권은 하느님께 있음을 봅니다.
“옹기장이 손에 있는 진흙처럼 너희도 내 손 안에 있다.”


예레미야를 통한 주님의 말씀처럼, 주님의 손 안에 있는 우리들입니다.
그러니 하늘나라의 제자가 된 율사처럼 지혜로운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좋은 분별의 지혜를 갖춘 집 주인과 같이 처신하는 겁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입니다.
하느님이 옹기장이라면 우리는 진흙입니다.


묵묵히 하느님 뜻에 순종하면서

주님의 모습으로 아름답게 조각되는 우리들입니다.


얼마 전에 써놓은 ‘영원을 사는 사람들’이라는 글을 소개하면서

강론을 마칠까 합니다.

 

 

영원을 사는 사람들

언제나
거기 그 자리
오랜 세월
거친 파도에
깎이고 닦이고 파인
신비로운 모습
바위 같은 사람들

끊임없이 흘러가는
세월 물살
사람 물살
일 물살
사건 물살에
아무리 깎이고 닦이고 파여도
떠내려가지 않고

언제나
거기 그 자리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신비한 모습
바위 같은 사람들

움직임 중에도
움직이지 않는 중심에
깊이 뿌리내려
지금 여기서
영원을 사는
바위 같은 사람들

흐르는 건
사람이 아니라 세월일 뿐!

온갖 흐름의 물살들로
당신의 형상대로
평생
우리를 조각하시는 임이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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