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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변모축일. 산에서 내려와야 한다.-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06 조회수599 추천수3 반대(0) 신고

 <산에서 내려와야 한다.> - 윤경재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벅찬 희망을 줍니다. ‘엿새 뒤에’라는 말을 보면 그날이 초막절 축제 기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초막절은 이집트 탈출 후 사막을 방황하며 천막에서 지낸 시절을 상기하는 명절입니다. 모든 이스라엘 사람은 예루살렘을 순례하며 이 축제를 지냅니다. 초막절 마지막 날엔 물의 축제를 지내고 밤에는 빛의 축제를 지낸답니다. 실로암에서 물을 길어다가 제단을 정화하고 밤에는 횃불행렬을 하였다고 합니다.


  이 흥겨운 축제 기간 중에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을 순례했습니다. 세 제자들을 데리고 산에 오르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당신이 어떤 분이라는 것을 보여주십니다.


 마르코와 마태오복음 저자는 이 장면을 변모( metamorphethe) 라는 단어로 표현합니다. 그분의 얼굴이 해처럼 빛나고 옷은 어떤 마전장이도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났다고 합니다. 루가복음 저자는 변모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예수님께서 기도 중에 얼굴과 의복이 달라졌다고 표현합니다.


 세 제자는 아마도 깜짝 놀랐을 것입니다. 게다가  엘리야와 모세가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목격합니다. 세 제자는 제 정신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베드로는 나서기 좋아하는 성격대로 자기가 초막 셋을 지어드릴 테니 여기서 지냈으면 좋겠다고 여쭙니다.


 하늘에서는 빛나는 구름이 내려와 그들을 덮습니다. 구름(shekina)은 출애굽 당시에 장막에 머무시는 주님의 현존을 상징하는 표현입니다. 구름 속에서 제자들은 어떤 음성을 듣습니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두려움에 쌓여 엎드려있던 제자들에게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일어나라. 두려워하지 마라.”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은 구약에서는 거룩한 분이 백성에게 이르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세 제자들과 산에서 내려오십니다. 아직 해야 할 사명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복음서에서 다음 장면은 간질 발작하는 어린아이를 제대로 치유하지 못하는 제자들이 곤경을 당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산에 계시는 동안 믿음과 기도가 부족했던 제자들이 치유를 부탁하는 요청에 나름대로 시도해보지만 제대로 응하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사람들에게 믿음과 기도가 부족한 것을 나무라십니다. 이 대목을 묵상하며 우리는 예수님께서 따르는 제자들에게 다가오는 환난에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고 하느님의 현존에 머물라고 하시는 배려를 읽을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는 기도와 전례에 참여함으로서 우리 자신이 변화되어 주님의 현존과 일치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고 가르쳐 줍니다. 또 많은 신앙의 선조들이 주님과 일치를 체험하였고 우리에게 그 길을 열어 보입니다.


 그러나 또 한 가지 우리는 언제까지나 산에만 머물 수 없다는 교훈을 잊으면 안 됩니다. 자신이 체험한 주님의 현존을 가슴에 담고  해야 할 일들을 찾아 산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우리도 복음서에서처럼 예수님이 잠시 자리를 비우시면 곧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의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되어 곤란을 겪게 됩니다. 도움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제때 사랑을 베풀 수 없게 됩니다. 주님의 현존을 가슴에 품고 사랑을 갈구하는 땅으로 내려와 생활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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