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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53) 언젠가는 지나가리라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09 조회수757 추천수4 반대(0) 신고

 

 

요즘 날씨가 더워 죽겠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올 정도로 불볕더위입니다.

작열하는듯 강한 햇볕에 타죽을까봐 대낮에는 나갈 엄두조차 나지 않습니다.

그나마 양산을 쓰지 않으면 땡볕에 목덜미가 사정없이 뜨끔거립니다.

얼굴은 땀과 소금기에 계속 따끔따끔 합니다.

며칠전 은행에 볼 일이 있어 갔는데 시원해서 살 것 같더군요.

생각같아선 하루종일 있고 싶었지만 일이 있어 그럴 수도 없고 참 아쉽지만 그냥 나왔죠.

 

집에 있는 에어컨은 틀어도  처음엔 좀 시원한가 싶다가도  한참 지나면 나중엔 점점 머리가 아파집니다. 은행 객장처럼 시원함이 편안치가 않고 냄새도 나는 것 같구요.

아마도 전기 계량기가 무섭게 돌아가고 있을 거라는 불안감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이 아닐까요? ㅎㅎㅎ

밤 열시가 지나면 비행기 지나가는 소리가 대충 끝납니다. 귀를 찢는 비행기 소리에 꼭꼭 닫아놓았던 유리창문을 그때부터 활짝 열고 거실 양쪽 끝에 자연풍 선풍기 두 개를 마주보게 틀어놓습니다.

베란다를 확장한 집이라서 거실길이가 장난이 아니게 깁니다.

요즘 우리 네 식구는 모두 거실에서 잠을 잡니다.

방은 한증막 같으니까 아이들이 저절로 기어나오더군요.

평소엔 꽁꽁 닫고 있던 방문들을 열고 거실로 거실로만 나옵니다.

난리통 피난길 같으면 아마 오십명은 자겠지만 네 명이서 자려니 띄엄띄엄 누워 아주 여유있게 잡니다.

<여름 사냥>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자연풍 선풍기가 정말 시원합니다.

바람세기가 약해졌다 강해졌다 하여서 바람이 진짜 바람처럼 시원합니다.

얼굴도 붓지 않습니다.

 

그런데 요 며칠동안은 이 자연풍 선풍기도 소용이 없네요.

높은 지대 8층이어서 웬만하면 이렇게 덥질 않았는데, 요즘의 더위엔 소용이 없더군요.

열대야 때문인가요?

한번 잠들면 아침까지 스트레이트로 자는 내가 요즘 계속 잠이 깹니다.

너무 더워 죽겠다는 소리가 저절로 나옵니다.

매미는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댑니다.

아마 매미도 너무 더워 한밤중이고 새벽이고 가리지 않고 발악을 하는 것 같습니다.

짜증스럽다는 외침이 아닌지요.

새벽 세 시에 화장실에서 물을 뿌리며 첨벙대다가 나옵니다.

더위에 지친 내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

 

오늘이 말복이랍니다.

친정어머니가 그러시더군요.

말복만 지나면 세상없는 더위도 수그러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거라구요.

그리고 그때쯤이면 어김없이 가을의 전령사 귀뚜리가 신호음을 보내겠지요.

그런데 어째 지금 같아선 그럴것 같지가 않네요.

어제는 문득 이렇게 더위에 지쳐서 허덕대기만 할게 아니라 이럴수록 잘먹고 기운 차려야겠다는 생각에 밥상의 반찬수를 대폭 늘렸죠.

 

상추쌈, 양배추쌈, 호박잎쌈

돼지고기 목살 한근

마늘장아찌, 오이고추

(이 오이고추는 크기가 무척 크며 맵지 않고 깨물면 바삭하는 소리가 나며  단맛이 남)

맛김

열무김치, 배추김치

삼치구이, 물오징어볶음

가지나물, 새송이 버섯무침

마른 새우 넣고 끓인 아욱국

대체 몇첩반상인지 모르겠군요.

 

과일도 수박 토마토 복숭아 참외 골고루 사다가 식성대로 골라 먹으라고 왕창 인심을 썼습니다. 난 돼지고기를 좋아하지 않아 평소에 쇠고기 불고기만 하는데 아이들이 돼지고기가 먹고싶다 하여 오랜만에 목살을 사다 구웠더니 진짜로 맛있다고 하는군요.

기름기가 싫어 그동안 사지 않았더니 값도 절반값이고 절약이 되었네요.

오늘 말복이라는데 삼계탕을 고을까, 사먹을까.....

목하 생각중.......

어머니 말씀이 여름내 약병아리 백숙 세 번만 먹어 주면 절대로 기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했는데....... 올 여름에 삼계탕 두 번은 먹었거든요. ㅎㅎㅎ

 

너무 더워 묵상글 쓸 엄두가 나지 않아 이렇게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복날 잘 보내시구요.

삼계탕도 드시구요.

언젠가는 이 기승 떨던 무더위도 지나가겠지요.

 

아무리 짜증스런 더위도, 고통도 아픔도 시간이 가면 지나가리라!

그리고 기억속에선 늘 나쁘지 않은 것으로 회상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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