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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의 복음묵상] 라우렌시오 성인과 생명의 역설(逆說 / 박상대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10 조회수604 추천수3 반대(0) 신고

 2006년 8월 10일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축일


 

 정말 잘 들어두어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

 

 "Amen, amen, I say to you,
unless a grain of wheat falls to the ground and dies,
it remains just a grain of wheat;
but if it dies, it produces much fruit.

 

 예수님께서는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을 때, 많은 열매를 맺게 된다는 진리를 가르치십니다

 

☆☆☆

 

 우리 가톨릭 신자들이 헌금하는 데 퍽 인색하다는 평이 있습니다. 이에 비해 개신교 신자들은 기쁜 마음으로 십일조를 한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 그 이상으로 갚아 주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교인들은 공양하는 데 더욱 마음이 넓습니다. 그들은 그 재물이 진정 자신의 것이면 공양을 해도 되돌아올 것이고, 자신의 것이 아니라면 어떤 방법으로든 자기 손을 떠나게 된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언제쯤이겠습니까? 우리가 자선을 베풀면 30배, 60배, 100배로 갚아 주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언제쯤 체험할 수 있겠습니까?

 

 

† 라우렌시오 성인과 생명의 역설(逆說)

-박상대 신부- 

  오늘은 258년 8월 10일에 순교한 로마교회의 부제 라우렌시오 성인의 천국 입성을 경축하는 날이다. 라우렌시오 성인만큼 복잡한 명함(名銜)을 가진 성인도 드물 것이다. 그것은 라우렌시오 성인이 스페인을 비롯하여 로마, 뉘른베르크, 부퍼탈 등 수많은 도시들과 가난한 사람, 과부, 청소부, 세탁인, 요리사, 유리세공업자, 양조주, 소방수, 도서사서, 문헌 수집가, 학생, 대학생, 화상환자, 눈병환자, 좌골신경통 환자, 피부병 환자, 페스트, 열병환자, 연옥불로 고통 받는 영혼 등의 수호성인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330년경 로마에 라우렌시오 성당이 세워진 이래로 수많은 성당이 성인의 이름으로 불리거나 그를 수호성인으로 모신다.

스페인에서 태어난 성 라우렌시오는 성 식스토 2세 교황(257-258) 시절에 로마교회의 재정과 사회복지를 담당하던 일곱 부제 중 한 사람이었다. 258년 발레리아누스 황제(253-260)의 박해가 시작되면서 일차적으로 교황이 감옥에 갇혔다. 그 때 라우렌시오 부제는 자신이 교황과 함께 잡혀가지 않은 사실을 매우 안타깝게 여겼다고 한다. 그러나 교황은 3일 후에 그도 자기를 따라 오게 될 것임을 예언하고는 교회의 모든 재산을 가난하고 불쌍한 이들에게 나누어 줄 것을 명하였다. 동시에 황제는 라우렌시오 부제에게 교회의 모든 재산을 제국에 헌납할 것을 강요하였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당시 황제는 교회가 엄청난 재물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래서 황제는 라우렌시오 부제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너희 사제들이 성혈을 은잔에 담으며, 저녁 예식에 금촛대를 사용할 정도로 금을 펑펑 쓰고 있다고 들었다. 또 너희의 스승인 예수가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려야 한다’고 했고, 너희의 신(神)은 돈을 만들어내지 않았으며 말씀 이외에는 아무것도 이 세상에 가지고 오지 않았다고 들었다. 그러니 너희가 소유한 모든 재산을 나의 제국에 바쳐라.”

황제의 말을 듣고 라우렌시오는 이렇게 말했다. “주님의 교회는 참으로 부유합니다. 당신에게 정말 가치 있는 것을 다 갖다 보여주겠습니다. 그러니 3일간의 말미를 주시오.” 이에 3일간의 말미를 받은 부제는 곧바로 달려가 교황의 명대로 로마교회의 모든 재산을 고통 받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3일후 수많은 장님, 절름발이, 불구자, 나병환자, 고아와 과부를 모아서 황제 앞에 한 줄로 세워놓고 “이들이 교회의 보물입니다.” 하고 간단히 말했다.

화가 치민 황제는 당장 라우렌시오를 쇠몽둥이로 때리고 석쇠 위에 쇠줄로 묶어놓고 불을 지피게 하였다. 엄청난 고통 속에서도 정신을 잃지 않은 성인은 순교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온 것을 알고 황제와 형리들에게 놀랍게도 “모든 것이 잘 구워졌으니, 뒤집어서 잡수시오!”라는 유명한 말을 던지고는 하늘을 향하여 로마제국의 회개를 빌며 숨을 거두었다. 형리들 중 하나가 성인의 믿음과 인내심에 감동을 받고 회개하여 성인의 장례를 치렀다고 한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12,12-20)과 최후의 만찬(13-17장) 사이에 위치한 내용으로서 생명의 역설(逆說)에 관한 가르침이다. 이는 예루살렘에서의 모든 일이 끝났을 때 예수께서 받으실 영광을 예언하고 있다.

생명의 역설(逆說)이란 죽어야 산다는 것이다.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우리 인간에겐 아주 생소한 이론이다. 살기 위해서는 자기 삶에 집착해야 하고, 사랑하기 위해서는 미워하지 말아야 하며, 목숨과 건강을 부지하기 위해 온갖 좋은 것은 다 취해야 하는데 말이다.

죽어야 산다는 역설의 가장 좋은 예는 바로 밀알의 모범이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비로소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것이다.(24절) 밀알 하나가 죽는 것이 바로 예수님 자신의 죽음이다. 그렇다고 죽음이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다. 밀알이 죽는 이유가 많은 열매를 위한 것이듯이 예수님의 죽음 또한 세상의 생명을 위한 것이다.

십자가와 죽음의 시간이 곧 예수께는 영광과 새 생명의 시간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 생명의 역설은 곧 예수를 따르려는 모든 제자들의 추종법칙이다. 누구든지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각오와 준비를 하였을 때 진정 예수의 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심지어는 죽음으로써 새 생명에 얻을 것이고, 영원히 아버지 곁에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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