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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현대에서의 봉헌생활 (류해욱 신부님)
작성자장이수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10 조회수575 추천수1 반대(0) 신고
 

봉헌생활이란 궁극적으로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자신을 그분께 바치는 사람들의 삶을 일컫는다.

 

오늘날 다양한 형태의 봉헌생활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밑바탕을 이루는 공통적인 원동력은 특별한 삶으로 부르시는 그분께 대한 사랑이다. 봉헌생활에 불림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 이 사랑으로 그 고유하고 독특한 삶으로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자신을 내어맡긴다.

 

성자께서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 오신 이래 어느 시대에나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자신을 사랑이신 하느님께 봉헌하려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선택한 사람들이 있어왔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봉헌생활이란 단순히 수도생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고 각기 그 고유성이 있음을 언급하였다.

 

모든 그리스도인의 삶은 성령의 이끄심을 따라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다. 봉헌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삶은 그 삶 자체를 그리스도께 봉헌하는 더 근원적인 투신의 삶이기에 늘 새롭게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

 

봉헌생활은 그리스도를 따라 사는 삶의 양식에서 각 봉헌생활의 설립자들의 고유하고 독특한 체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은사를 통해 보편적인 그리스도교 영성 안에서도 각기 고유하고 특별한 영성을 지니게 된다.

따라서 봉헌생활자들은 그들이 따르는 설립자들이 체험한 성령 체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영성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발전시키고 시대의 징표를 읽으면서 새롭게 쇄신하고 적용시켜 나가야 한다. 성령께서는 구체적인 시대와 장소 안에서 늘 새로운 창조활동을 계속해 나가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하느님과 하느님의 말씀을 새롭게 발견하고 하느님과 인류에 대한 사랑을 불태우며

우리가 받은 은사를 새롭게 이해하도록 이끄시는 성령께 우리 자신을 맡겨드려야 한다.”라고

언급하면서 봉헌의 영성적 의미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데 도움을 줄 영적 쇄신을 강조하고 있다.

 

모든 봉헌생활의 중심에는 그리스도가 있다. 「그리스도에게서 새롭게 출발」에서는 각각의 봉헌생활이 설립자들의 영성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며, 새롭게 쇄신하고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고 적용시켜 나가는 데, 새롭게 시작하여야 하는 출발점은 바로 그리스도이심을 분명히 천명하고 있다.

 

역사상 모든 신분과 문화의 사람들도 부르심을 입어 성령으로 봉헌된 삶을 살 때 바로 그리스도에게서 출발하였다. 오늘날도 예외일 수 없다. 그리스도에게서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미는 처음에 그리스도를 따르도록 성령에 의해 이끄심을 받은 그 감동의 불꽃을 새롭게 발견하면서 그분의 사랑에 응답해 나간다는 뜻이다. 그분의 사랑을 감지할 때 우리는 봉헌생활을 쇄신하고 활동을 새롭게 개척해 나갈 수 있는 능력과 창의력을 지니게 된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말씀과 성사 안에, 특별히 성찬례 안에 현존하신다. 한편, 우리는 그리스도께서는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들과 자신을 동일시하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보잘것없고 가난한 사람들, 병자들, 고통받는 사람들 안에 그분께서 계신다.

 

오늘날에는 특히 현대사회가 낳은 새로운 물질적 도덕적 영성적 가난과 같이 새로운 모습의 가난과 고통을 목격하게 된다. 그러한 모습 속에서 우리는 당신 자신을 드러내시는 그리스도의 얼굴을 바라보고 사랑하고 섬겨야 한다. 봉헌생활자들은 언제나 십자가 위에서 죄를 짊어지신 그리스도와 같은 소명을 지니고 그분처럼 세상의 고통과 죄를 짊어지고 그것들을 사랑으로 없애야 한다.

 

봉헌생활도 인간의 역사 안에서 생성되고 성장하고 변화해 온 것이 사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늘 새로운 시대의 요구와 징표에 열려있고 새로움에 대해 적응과 쇄신을 해야 하지만 인간 역사의 궁극적인 주인이신 주님에 대한 신뢰를 잊어서는 안 된다. 봉헌생활은 성령 안에 사는 삶이고 봉헌 생활자들은 성령의 이끄심을 따라 그들 고유의 정체성을 발견하게 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새천년기」를 통해 “그리스도의 빛 안에서 새로운 세계, 새로운 천년기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 빛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이 빛의 ‘반영’이 되어야 할 놀랍고 막중한 임무가 있습니다. 우리를 불투명하고 그림자에 휩싸인 존재로 만드는 우리의 인간적 약점을 생각할 때 이것은 두려운 임무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빛에 의지하고 우리를 새사람으로 만드시는 그분의 은총에 마음을 연다면 이루어낼 수 있는 임무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봉헌생활자들이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면서 교회 역사 안에서 선포해 온 희망입니다.

 

<사목, 2004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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