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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향심기도 <사랑의 씨튼 수녀회>
작성자장이수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10 조회수563 추천수4 반대(0) 신고

향심기도는 주의를 집중하는 기도가 아니라 우리 마음과 영혼을 하느님께 맡기려고 지향하는 기도이며,

어떠한 행동을 하는 기도이기보다 그분 곁에 머물러 함께 존재하려는 기도이다.

 

향심기도 중에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관련지으며 동의해 감으로써 그리스도의 이 신비에 우리 자신을 맡겨드린다.

 

향심기도의 공동체적 효과는 교회 지체들의 상호 충만과 연대감으로 드러나는데, 영적인 여정에 들어선 사람들에게서 기도란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깊은 기도 속에서 모든 인간 가족과 우리가 하나라는 연대를 체험하게 된다.

 

행복의 열쇠는 밖에서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우리 내면에서 잃어버렸다. 그러므로 잃어버린 열쇠는 우리 내면에서 찾아야 한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신학에 따르면, 죄의 본질은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거부하고 하느님을 주인으로 모시기를 거부하는 데 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심어주신 본성인 참자아를 거부하고 자신의 거짓자아에 따라 사는 것이 죄이다. 이것이 아담이 저지른 죄이며 낙원을 잃게 한 죄이다. 참자아는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의 본모습, 곧 하느님의 거룩한 생명에 참여한 자아이다.

 

토머스 머튼은 "하느님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만일 내가 하느님을 발견한다면 나 자신을 발견할 것이고, 내가 참자아를 발견한다면 하느님을 발견할 것이다.”고 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낡은 자아, 외적 자아’가 있다. 우리가 중심으로 향하려면 이 거짓자아를 지나가야 한다. 거짓자아를 뚫고 들어가야 한다. 이 거짓자아 너머 참자아 안에서만 우리가 하느님을 뵐 수 있다.

 

정화는 거짓자아를 발견하고 관상기도를 통하여 떠나보내는 수련을 통해 가능한데,

우리도 모르게 형성된 거짓자아는 알 수 없기에 떠나보낼 수 없다.

 

이러한 경우에는 관상기도를 통한 수동적 정화, 곧

성령께서 해주시는 정화를 통해서만이 비로소 심오한 치유를 이룰 수 있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어떤 연령에 있든지 우리의 현재 상태를 들추어내신다. 제일 먼저 하시는 일은 우리의 현재 인간관계와 자기가 만든 자아에 중독된 행동에서 가장 파괴적인 측면들을 치유하시는 것이다.

 

거짓자아에서 참자아로 나아가는 것을 회개라고 부를 수 있다. 세례자 요한의 고백을 빌려서 표현하자면,

“나(거짓자아)는 점점 작아지고 그분(참자아)은 점점 커져야 한다.”고 깨닫는 것이 회개이다.

 

잘못된 행복 추구의 길에서 참된 행복 추구의 길로 가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회개이다. 그리고 우리가 참자아로 살아가는 것이 참된 변화이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신다.

 

향심기도의 가장 큰 열매 가운데 하나는 거짓자아로부터 벗어나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참자아로 살아가게 되는 데 있다. 또한 향심기도는 수련을 통해 삼위의 하느님의 존재와 활동이 내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 동의하는 태도, 곧 그분의 전권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자라나게 하는데에 있다.

 

그리고 모든 형태의 생각과 감정과 영적인 욕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또 떠나보내는 수련을 통하여 나에게 상처를 준 모든 사람과 사건을 비롯하여 자신의 약점까지도, 또한 내가 겪은 슬픔과 탄식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력이 생기게 된다.

 

향심기도의 수련을 통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이 하느님과의 일치를 통한 이웃과의 연대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향심기도의 가장 성숙한 열매는 내 안에 계신 하느님을 발견하면 할수록, 우리 주변에서 지각하는 모든 실재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과 그리스도를 더 깊이 발견해 가게 될 것이다.

 

기도는 활동 없이 홀로 서지 못한다.

활동 없는 관상기도는 침체에 빠지게 되고

관상기도 없는 활동은 사람을 지치게 만들 수 있다.

 

자기를 찾으려는 노력이 기본적으로 자기나 가족에 국한된 형태의 이른바 “웰빙”에 고착될 때, 하느님께서 지으시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돌보시고자 하시며 성령께서 함께 보살피시는 인류 가족에 대한 나의 책임이 분리되고 오히려 이 책임을 간과할 수 있다.

 

현대 유사영성 운동만이 아니라 그리스도교의 여러 영성 운동 역시 지나치게 자기 울타리에만 집착할 때,

세계와의 건강한 대화를 외면하거나 훼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향심기도는 이러한 전통에 근거하여, 특히 거룩한 독서를 근간으로 삼아서, 하느님의 현존과 하느님의 활동에 우리 자신을 맡겨드리는 태도를 익힘으로써 그리스도와의 올바른 관계, 사랑의 관계를 맺도록 한다. 또한 그 안에서 우리 존재 자체가 변형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한 지평을 열어준다.

 

향심기도의 수련을 통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 안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의 근본 목적인

하느님을 섬기고 이웃을 사랑하는 소명을 진정한 자유 안에서 실천해 갈 수 있기를 바란다.

 

<김종순 수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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