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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아침을 여는 3분 묵상] 21. 난(蘭) 화분에 자란 수박 씨(마르 4,26~29)
작성자박종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11 조회수617 추천수5 반대(0) 신고



    난(蘭) 하분에 자란 수박 씨(마르 4,26~29)

    어느 수녀원 응접실에 난(蘭)이 하나 놓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난 잎에 작은 떡잎이 잡초처럼 돋아나 있었습니다. 제가 무심코 그것을 뽑으려 했더니 수녀님이 손사래를 치며 뽑지 못하게 말렸습니다. 알고 보니, 그것은 먹다 밷어 놓은 수박 씨에서 자라난 싹이었습니다. 수녀님의 설명은 이러했습니다. 지난 여름 응접실에서 수박을 먹다가 재미삼아 수박 씨를 하나 거기에 박아 두셨다구요. 그러고는 새까맣게 잊어버렸었는데, 어느 틈엔가 모르게 그 씨가 싹을 틔웠다구여 난 화분 안에서 싹을 틔운 수박이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얼마만큼 자라는가 내버려둬 보기로 했다구요. 그러고 나서 더는 연락을 하지 않아 수녀원의 수박 싹이 얼마만큼 더 자랐는지 확인해 보지 못했습니다만, 아직도 난 화분에서 저 혼자 몰래 자란 수박 씨가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를 이렇게 농부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자라는 싸앗으로 비유하십니다. 농부는 그저 씨만 뿌렸을 뿐인데, 싹을 틔우고 줄기가 나고 이삭을 맺고 낟알을 낸다고 하십니다. 저는 종종 이 말씀으로 위로 를 삼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씨를 뿌리는 것과 같은 작은 일에 불과하지만, 그 다음에 해야 할 모든 과정, 즉 줄기가 나고 이삭을 맺고 낟알을 맺는 그 긴 과정을 모두 하느님께서 손수 해주시겠다는 말씀이니 말입니다. 길지 않은 신앙 생활이었지만, 어쩌면 제가 했던 작은 말이나 행동이 누군가의 밭에 뿌려져 저도 모르게 자라나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만약에 그 씨가 하느님의 뜻에 맞는 것이었다면, 하느님께서 손수 가꿔 주시고 열매를 맺어 주실 테니, 정말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런 경우와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묻고 밤과 낮에 자고 일어나는데, 그가 일지 못하는 사이에 씨가 돋아나고 무럭무럭 자랍니다. 저절로 땅은 열매를 내는데, 처음에는 줄기, 다음에는 이삭, 다음에는 이삭에 가득한 낟알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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