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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성사를 받고 나서도 변하지 않는 까닭은 . . [김인영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12 조회수602 추천수8 반대(0) 신고

 

 

 

 

 

일부 그리스도인들이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세례만 받으면 구원을 얻고,

견진성사를 받으면 성령의 은총을 받아 신앙이 굳세어져서

그리스도의 군사가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성사를 받고 난 다음에 사람이 변하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것 같습니다.

세례를 받기전이나 후나 여전히 약점 많은 인간으로 남아 있고,

견진을 받아도 받기 전과 다를 바 없는 믿음 약한 인간으로 남아 있기

일쑤임을 경험으로 알 수 있으니까요.

 

성사를 받고도 변하지 않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성사로 인해 얻어지는 은총은 없는 것입니까?

 

사람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은 힘을

어떤 특수한 대상이나 물건을 통하여 얻고자 시도해 왔습니다.

특히 마술로 그러한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어떤 물건이나 주문 또는 예식이 그러한 마술적 힘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동화를 읽다보면 나오는 마술 반지입니다.

무슨 소원이든지 들어주는 반지,

사랑에 빠지게 하는 반지...  영원한 생명을 주는 반지...

자기 몸을 보이지 않게 해주는 반지...  요정을 불러내 주는 반지...

다른 세계로 데려다 주는 반지... 적을 물리쳐주는 반지... 등등.

 

혼인 때 신랑 신부는 서로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줍니다.

이 반지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상징합니다.

부부는 이 반지를 보면서 자신과 일생을 함께 할 사람을 생각하고

그와 맺은 사랑의 계약을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 반지가 사랑과 믿음을 저절로 가져다 주지는 않습니다.

반지 자체는 그 어떤 힘도 없고 ,

때에 따라서는 사람의 감정에 따라 천대를 받기도 합니다.

애정에 문제가 생기면 아예 반지를 끼지 않거나 함부로 다룰수도 있습니다.

 

참으로 사랑하는 부부라면 멀리 출장을 가 있더라도 반지를 보며

배우자를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반지를 소중히 생각하면서 잃어버리지 않도록 애쓸 것입니다,

 

입시철이 되면  여러 사찰이나 개신교 교회뿐만 아니라

성당도 입시를 준비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로 붐비게 됩니다.

간절한 소망과 함께 미사예물을 바치는 부모님들의 모습...

 

정성을 다해 기도와 미사를 바쳤건만 입시에 실패할 경우

사람들은 분노를 느낍니다..

 

왜 내 기도는 들어 주지 않는가!

많은 돈으로 미사예물도 드리고 미사도 열심히 참석했는데

어찌하여 하느님은 나의 간청을 거절하시는가!

이러한 실망 끝에 신앙생활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도 보게 됩니다.

 

전례생활,

특히 성사에 대한 오해 갸운데 하나가,

성사를 하나의 마술로 여기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성사만 받으면,

미사예물만 바치면,

기도를 열심히 하면 자기가 바라던 어떤 힘(은총)을

저절로 얻게 되리라는 기대를 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성사를 받고 나서도 아무런 은총을 받지 못했다고 느낄 때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례를 일종의 마술 반지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전례는 어떤 신통력을 부리는 마술 반지가 아닙니다.

전례는 우리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바라는 어떤 것을 거저 주는 신통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 반면 전례는 결혼 반지와 같습니다.

결혼 반지 그 자체로는 아무런 힘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서로 사랑하고 믿는 부부에게 있어 둘의 사랑을 확인시켜 주고

느끼게 해주는 힘을 지니는 하나의 표징이 됩니다.

 

전례는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가 제대로 정립될 때 힘을 드러냅니다.

내가 얼마큼 하느님께 성실하였는가?

얼마나 진지하게 하느님 뜻을 헤아렸는가에 따라

전례는 하느님의 은총을 전달하는 수단이 됩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성사를 위시한 전례는 남녀가 맺는 혼인 계약과 같은 것이지

결코 어떤 특정한 힘을 얻게 해주는 마술이 아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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