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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들의 감정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되니' - [유광수신부님의 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13 조회수599 추천수3 반대(0) 신고

<그들의 감정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되니>(마태 17,22-27)

 

 "그렇다면 자녀들은 면제받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의 감정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되니 , 호수에 가서 낚시를 던져 먼저 올라오는 고기를 잡아 입을 열어 보아라. 스타테르 한 닢을 발견할 것이다. 그것을 가져다가 나와 네 몫으로 그들에게 주어라."

 

얼마 전에 모 신부님이 공항세를 내느냐 못 내느냐? 하는 문제로 메스컴을 탓다.

그것까지는 좋았는데 며칠 후에 가짜 영수증을 가지고 입국하였다는 뉴스를 보고 얼마나 난처했는지 모른다. 왜 그랬을까? 지금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공항세를 내야하기 때문에 내는 것하고, 내지 않아도 되는데 내는 것하고는 다른 문제이다. 내야하기 때문에 내는 것은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의무이니까 내는 것이고 내지 않아도 되는데 내는 것은 의무와는 관계없이 자발적인 행위이다.

우리가 의무이기 때문에 내야 하는 것이 있는 가하면 내지 않아도 되는데 상대방 때문에 아니면 공동선을 위해서 자발적으로 내는 경우도 있다. 전자는 강요된 것이라면 후자는 자유로운 행위이다. 그리스챤의 자유가 바로 후자에 속한다.

 

오늘은 "그리스도인의 자유"에 대해서 묵상하도록 하자.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자유를 주시려고 여러분을 부르셨습니다."(갈라 5,13)라고 말씀하신 대로 그리스도는 우리를 자유인이 되게 하시려고 부르셨다.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무엇인가를 바오로의 말씀을 좀 더 들어보자. 

 
 "어떤 교우들은 아직까지도 우상을 섬기던 관습에 젖어 있어서 우상에게 바쳤던 제물을 먹을 때는 그것이 참말로 우상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양심이 약하기 때문에 그 음식으로 말미암아 자기들이 더럽혀졌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이 우리를 하느님께로 가까이 나가게 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을 안 먹었다고 해서 손해 될 것도 없고 먹었다고 해서 더 이로울 것도 없습니다. 다만 여러분의 자유로운 행동이 믿음이 약한 사람을 넘어지게 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십시오....

만일 음식이 내 형제를 넘어뜨린다면 나는 그를 넘어뜨리지 않기 위해서 절대로 고기를 다시 입에 대지 않겠습니다."(코전 8,7-9. 13)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매여 있지 않는 자유인이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 내가 유다인들을 대할 때에는 그들을 얻으려고 유다인처럼 되었고 율법의 지배를 받는 사람들을 대할 때에는 나 자신은 율법의 지배를 받지 않으면서도 그들을 얻으려고 율법의 지배를 받는 사람처럼 되었습니다.

 나는 그리스도의 지배를 받고 있으니 실상은 하느님의 율법을 떠난 사람이 아니지만 율법이 없는 사람들을 대할 때에는 그들을 얻으려고 율법이 없는 사람처럼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믿음이 약한 사람들을 대할 때에는 그들을 얻으려고 약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내가 어떤 사람을 대하든지 그들처럼 된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그들 중에서 다만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한 것입니다. 나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과 다 같이 복음의 축복을 나누려는 것입니다."(코 전 9,19-23)


우리는 그리스도인의 이 자유를 누릴 줄을 모를 때가 많다. 그리스도인의 행위는 나에게 얼마나 도움을 주느냐? 또는 나에게 이익을 주느냐 아니면 손해를 주느냐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은 이웃에게 해로운 일을 하지 않습니다."(로마13,10)라고 한 사랑의 잣대에서 나오는 것이다.

 

 즉 남에게 해로운 일이라면 마땅히 해야할 일이라도 하지 않는 것이요, 이웃에게 이로운 일이라면 나에게 손해되는 일이고 내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이라도 마땅히 하는 것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자유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나의 행동의 잣대가 이웃 사랑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이로운가 아닌가에 잣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좀더 자유로운 사람이 되도록 하자.

 

그럼 어떻게 하면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어줄 수 있는 자유로운 사람이 될 수 있는가?

오늘 복음에 그 해답이 있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호수에 가서 낚시를 던져 먼저 올라오는 고기를 잡아 입을 열어 보아라. 스타테르 한 닢을 발견할 것이다. 그것을 가져다가 나와 네 몫으로 그들에게 주어라."고 말씀하셨다.


베드로가 잡은 고기란 무엇인가? 물고기는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예수님이 당신과 베드로의 몫으로 그들에게 주라고 한 것은 베드로가 잡은 고기 속에 있던 동전이었다.


"하느님께서는 값을 치르고 여러분의 몸을 사셨습니다."(코전6,20)라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예수님은 우리를 대신해서 이미 모든 값을 지불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율법과 죄와 죽음의 노예로 살아서는 안 된다. 우리는 모든 것에서부터 해방된 자유인이다. 이제부터 모든 그리스도인의 삶은 "살아도 주님을 위해서 살고 죽더라도 주님을 위해서 죽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아도 주님의 것이고 죽어도 주님의 것입니다."(로마 14,8)라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살아도 주님의 것 죽어도 주님의 것으로 산다는 것은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에 따라서 "이웃에게 해로운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로마 13, 10)
 
예수님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셨지만 세금을 내신 것은 "그들의 감정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되니"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이웃에게 해로운 일을 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것이 이웃 사랑이기 때문이다.


성전세를 바치신 이야기는 오늘 복음 처음에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 라는 당신의 두 번째 수난과 부활 예고에 대한 설명이셨다.


우리가 정말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유로운 삶을 살으려면 이웃에게 해로운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그리스도인이다. 누가 보기 때문에 무엇을 하고 안 하고, 나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하고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에게 해로운 일은 그 어떤 것도 하지 말고 고 이웃을 사랑하는 일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자유이다.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누리면서 사는 사람은 마음이 넓은 사람이다.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는 사람이다. 관대한 사람이다. 남이 하는 모든 일을 존중하는 사람이다.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다.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누릴 줄 모르는 사람은 마음이 벤뎅이 속만큼이나 좁은 사람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해로운 일만 한다. 모든 일에 참견하고, 화를 내고, 미워하고, 불평한다. 이웃 사랑이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사람을 사는 사람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척 할 뿐이다. 값을 치루고 나를 사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다. 모든 것에서 해방된 사람이 아니라 여전히 갇혀 사는 사람이다. 자유인이 됩시다. 

 

-유광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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