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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 복음묵상] 나의 마니피캇 / 박상대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15 조회수645 추천수2 반대(0) 신고

  2006년 8월 15일 성모승천 대축일


 

 모든 여자들 가운데 가장 복되시며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십니다. (루가 1,42)

 

 "Blessed are you among women,
and blessed is the fruit of your womb.

 

 성모 마리아께서 엘리사벳을 방문하십니다. 환영하는 엘리사벳의 찬양에 하느님께서 베푸신 자비와 크신 업적을 찬송하며 응답하십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합니다. 전능하신 분이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

 

 성모 승천은 당신을 전적으로 하느님의 은총에 내맡기신 성모 마리아께서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에 참여하셨음을 의미합니다. 하느님의 어머니로서 예수님을 잉태하신 순간부터 이 세상 삶을 마칠 때까지, 하느님의 은총을 충만히 받은 분이심을 드러냅니다. 곧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께서 거룩하게 되셨고, 그 목표인 구원에 이르게 되셨음을 의미합니다. 성모 승천은 마리아를 위해서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 근원적 구원은 모든 사람의 구원이요, 그 충만함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모 승천은 우리가 사도 신경을 통하여 고백하는 ‘육신의 부활’과 ‘영원한 삶’의 신앙을 거듭 확인하는 것입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곧 우리의 미래이기도 합니다.

 

                              

                                       † 나의 마니피캇

 

    오늘 우리가 지내는 ‘성모승천 대축일’은 주님성탄, 주님부활, 성령강림 대축일과 더불어 교회의 4대 의무 대축일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성모승천 대축일이 이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다른 세 가지 대축일과는 달리 많은 신자들에게 조금은 멀리, 그리고 낯설게 여겨지고 있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두 가지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째는 전자의 3대축일이 하느님 예수와 성령에 관한 대축일인 반면에 오늘의 대축일은 우리와 같은 인간 마리아에 관한 대축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모승천 대축일’을 정확히 표현하여 ‘성모몽소승천 대축일’이라고 한다. ‘성모몽소승천’이란 성모 마리아께서 지상에서의 삶을 마치신 후 그 육신과 영혼이 마리아의 자력으로써가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에 의해 하늘에 올려짐을 받았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따라서 주님성탄, 주님부활, 성령강림 대축일은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스스로 세상에 펼치신 인류구원사건인데 비하여 성모승천 대축일은 하느님께서 피조물인 인간 마리아에게 베푸신 최고의 은총을 기념하는 사건이다.

둘째는 오늘의 대축일이 3대 대축일과는 달리 성서상의 아무런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성모 마리아의 죽음이나 승천에 관한 기록은 성서(聖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니 거룩한 전통인 성전(聖傳)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마리아에 관한 축일은 동방교회에서부터 시작되는데, 4세기 중엽 ‘복되신 동정녀 기념일’을 제정하여 마리아의 죽음과 승천을 기념하였다. 이를 본받아 서방교회에서도 7세기초 로마의 황제 마우리씨오(582-602)가 ‘복되신 동정녀 기념일’을 8월 15일로 정하였다고 한다.

초대교회의 교부들에 의하면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성령강림 후에 성모 마리아는 소아시아(현재의 터키)의 에페소 지방에서 요한 사도와 다른 몇몇 사도들과 함께 사시면서, 그곳의 신자들에게 당신 아들 예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나날이 덕행과 믿음에 온갖 정성을 다 기울이셨다고 한다. 당시 마리아의 소망은 단 한가지로서, 천국에서 당신 아들 예수를 다시 뵙는 것이었다.

성모 마리아는 15년 동안 이곳에서 사시다가 64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마리아가 임종할 그 때에 공교롭게도 부활하신 예수께서 처음 제자들에게 나타나실 때와 같이 토마 사도를 뺀 다른 모든 사도들이 모여 마리아의 임종을 지켜보았고, 돌아가신 후 무덤에 안치했다고 한다. 3일이 지난 후 마리아의 임종 소식을 들은 토마 사도가 급히 돌아와서, 성모 마리아께 마지막 인사라도 드려야한다면서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다른 사도들과 함께 무덤을 다시 열어 보았더니 마리아의 유해는 온데 간데 없었고 수의만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을 목격한 사도들은 마리아께서 돌아 가신지 3일 만에 부활하여 당신 아드님처럼 하늘에 오르셨다는 사실을 믿고, 이러한 영광을 마리아에게 베풀어주신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하면서 이를 선포하기 시작하였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성모몽소승천은 초대 교회 때부터 사도들과 교부들, 그리고 많은 신자들이 믿어 왔던 은혜로운 신앙 조목으로서, 여러 차례 성모님의 발현과, 레지오마리에의 창설과 더불어 성모께 대한 공경과 신심에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해온 것이다.

1854년 12월 8일 교황 비오 9세(1846-1878)는 사도로부터 내려오는 전승에 힘입어 ‘성모 무염시태 교리’를 믿을 교리로 선포하였다. 이는 천주의 어머니이시며 동정녀이신 마리아가 그의 양친 요아킴과 안나로부터 잉태되는 그 순간에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어 ‘원죄에 물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온 신자들이 믿어야할 교리로 선포한 것이다.

나아가 1950년 11월 1일 교황 비오 12세(1939-1958)는 ‘가장 풍요로우신 하느님’이라는 사도헌장을 반포하여, 마리아가 죽은 후 하늘에 올림을 받았다는 교리를 믿어야할 신앙 교의로 선포하고 전통에 따라 8월 15일을 성모몽소승천 대축일로 정하였다. 이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께서 지상생활을 마치신 후 원죄의 결과가 가져다주는 죽음에 예속되지 아니하고,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여 하늘에 오르셨다는 지극히 당연한 결론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로써 전세계의 교회는 나자렛의 마리아가 하느님의 특은으로 이미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함께 나누고 있음을 경축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마리아 보다 앞서 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승천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권능과 업적, 그리고 공로로써 부활 승천하셨지만, 마리아는 전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업에 의하여 부활하시어 하늘에 오르시는 은혜를 받으신 것이다. 따라서 마리아의 부활과 승천은 마리아의 개인적인 영광일 뿐만 아니라 구원받은 모든 인간이 미구에 받게 될 부활과 승천의 원형이며 모델로서, 우리에게 약속된 영광이며 희망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오늘 우리가 기뻐하며 기념하는 대축일의 크나큰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오늘 성모승천 대축일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한낱 인간인 마리아가 자신의 전 생애를 통틀어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받은 인류 역사상 최대의 영광이며, 은총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최대의 영광과 은총은 마리아 편에서 볼 때 거저 주어진 것이지만, 하느님 편에서 볼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마리아의 굳건한 믿음과 겸손이다. 인간의 눈에는 불가능하게 보였던 동정녀의 잉태였을망정 전능하신 하느님의 능력에 전적인 신뢰와 온전한 믿음을 걸었던 마리아의 태도가 구세주의 탄생을 가능케 하였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인간 구원 사업에 지대한 협조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마리아는 오늘 복음에서 보듯이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의 찬미를 받는다. 엘리사벳의 찬미에 이어서 하느님의 권능과 자비를 노래하는 마리아의 ‘마니피캇’에서 우리는 그분의 지극한 겸손을 알 수 있다. 주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만 해도 마음이 설레어 기뻐했던 마리아의 겸손, 자기에게 주어진 온갖 영광과 은총을 다시금 주 하느님께 돌리면서 모든 것이 다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해주신 덕분이라고 말하시는 마리아의 겸손, 이는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할 덕행이 아니겠는가?

우리도 생활 속에서 나의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만 해도 마음이 기뻐 설레어지는가? 우리도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모든 은혜와 은총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모든 영광을 하느님께 다시금 돌려 드리면서, 내가 하는 모든 일과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다 그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해주신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리의 대답이 ‘그렇습니다’ 라면, 우리도 틀림없이 성모 마리아 곁에 성큼 다가서 있을 것이며, 마리아의 마니피캇이 바로 우리의 마니피캇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민족의 광복절을 함께 경축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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