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山)아 산(山)아!
향솔 홍선애
초록으로 갈아입은 산이
나를 반긴다
오랜 세월의 흔적으로
등성이는 구불 구불 길이 나있다
옮기는 발길따라
상념들이 피어 오른다.
누구인가
지나간 이 길을 내가 걷고 있다.
찾아오는 발길을 맞으며 보내며
그렇게 세월 속에 우뚝서서
가슴 가슴 사연들을
바람으로 어루만지고 솔향으로 그리움 달래주며
하늘과 맞닿은 바위는
아픈이의 의지를 새롭게 해 주었을게다
이제
내가 이 길을 걷고있다.
단단하게 세월로 다져진 길 위에서
뒤돌아 보니
한 생애가 아침에 맺힌 이슬이거늘
눈 아래 펼쳐진 삶의 자리에서
--대장 놀이 땅 따먹기--
세월을 줄세워 놓은듯 그칠 줄 모르는
인간의 놀이들
산(山)아 산(山)아!
나의 흔적을
먼지처럼 담아 안고 새 사람을 맞으며
내일도
천년 처럼 우뚝 서서 말이없을 산(山)아 산(山)아!
시편 90, 1-4
주님 당신께서는 대대로 저희에게
안식처가 되셨습니다.
산들이 생기기 전에
영원에서 영원까지 당신은 하느님이십니다.
당신께서는 인간을
먼지로 돌아가게 하시며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아, 돌아가라"
정녕 천 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같고
사라져 가는 풀과도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