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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17 조회수794 추천수9 반대(0) 신고
2006년 8월 17일 연중 제19주간 목요일

 

I say to you, not seven times but seventy-seven times.
(Mt 18.22)

 

 

제1독서 에제키엘 12,1-12

 

복음 마태오 18,21―19,1

 

제가 살고 있는 강화도는 자전거 도로가 그래도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휴일이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저는 매일 아침마다 자전거를 타기 때문에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특히 많이 만나게 되지요.

얼마 전 휴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이 날 저는 아침에 운동을 하지 못했기에 오후에 복장을 갖추고 성지를 나섰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저와 같은 방향으로 자전거를 타고 있는 한 무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그들이 너무나 신경 쓰였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너무나 천천히 자전거를 타고 있었거든요. 더군다나 그 도로에는 차들이 너무나 많이 지나가고 있어서 추월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답답했지요. 화도 났습니다. 이분들에 대한 미움도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미움의 감정이 생기고 화가 난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이 상황이 바뀌지는 않더군요. 그러면서 이런 마음을 갖게 되는 제 자신이 더 미워지는 것이었습니다. 괜히 손해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얼른 마음을 가다듬고 이 날은 그냥 자연 경관을 즐기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 앞에서 자전거 타시는 분들의 속도에 보조를 맞추면서 주변의 경관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자전거를 탔습니다.

저는 이날 가장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전에 빨리 달리면서 보지 못했던 경관도 볼 수 있었으며, 천천히 달리는 그 맛도 너무나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책에서인가 읽었던 인상 깊은 구절이 생각납니다.

“사람은 이해의 대상이지, 판단의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너무나 자주 사람을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판단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았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 결과는 내 자신을 더욱 더 힘들게 만들어 버리는 부정적인 모습만을 가져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사람이 판단의 대상이 아니고 이해의 대상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이런 말씀을 하신 것이 아닐까요?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판단의 대상으로만 사람을 본다면 이렇게 용서할 수 없겠지요. 어쩌면 단 한 번도 용서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해의 대상으로 바라본다면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도, 아니 그 이상도 용서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해하려고 하면 이해하지 못할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단지 그 판단의 대상으로 보려는 못된 마음 때문에 ‘이해할 수 없다’고 쉽게 단정 짓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상대방보다 먼저 반가운 인사를 합시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사랑의 리퀘스트' 중에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읽다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흠... 글쎄요, 돈버는 일? 밥 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바람같이 잡히지도, 잡을 수도 없는 게 사람의 마음이라지요. 무심코 던진 한 마디 말에 친구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도, 의도하지 않았는데 타인을 화나게 할 수도 있는 게 '말'입니다.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가장 간단하고 어려운 말,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오늘 하루, 몇 번이나 하시겠습니까?

'말로 천냥 빚도 갚는다'는 옛말이 생각나는 하루입니다.
내가 던지는 한 마디의 말이 상대방의 하루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사실.
그녀 혹은 그의 마음을 얻을 수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가끔은 상대방이 내 마음을 몰라주어 답답할 때도 있지요. 하지만 나의 마음을 먼저 열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 간단한 인사부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좋은 아침이네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So will my heavenly Father do to you,
unless each of you forgives his brother from his heart.”
(Mt 18 35)

 

Love and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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