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타오르지 않는 불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18 조회수689 추천수5 반대(0) 신고
뜨겁던 여름 사막의 끝에서 님을 만났다 아니 님을 만나고 난 후 나의 초원은 사막이 되었다 그 때부터 나의 삶 떠도는 방랑객 신세가 되었다 파라오의 왕궁도 고센의 옥토도 황량한 모래 벌판이 되고 말았다 그 때부터 내 영혼 메마른 가시덤불 속에 갇히고 내 가슴 태양보다 뜨거운 불덩어리를 품었다 그러나 불은 질러놓고 타오르지는 말라는 님 타오르는 불꽃 안으로만 감추어두라는 님 긴 긴 그리움의 세월 속에 붉은 열망 제 풀에 지쳐 까만 숯덩이 잿빛으로 잦아들고 타들어가면서도 타오르지 않는 신비스런 불꽃으로 환생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님은 눈길 한번 주셨다 가던 걸음 멈추고 가까이 다가오셨다 . . . , 신비로운 떨기나무 안에서 모세와 그 님이 오랜 그리움 속에서 해후하던 날
 
그림: 떼제 공동체, 실바노 수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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