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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일 복음묵상]성체성사의 은총과 지혜 / 홍승모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20 조회수761 추천수6 반대(0) 신고

 

 

 

 

                      성체성사의 은총과 지혜

 

   지난 주에 이어 오늘 복음 말씀에도 생명의 빵에 관한 예수님의 가르침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실은 예수님께서 당신의 피에 대해 비로소 언급하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요한 6,55). 성경에 따르면 피는 생명과 연관되어 있기에 세속적인 사용을 금지하고 속죄예식에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생물의 생명이 그 피에 있기 때문이다… 피가 그 생명으로 속죄하기 때문이다”(레위 17,11).


   그리스도의 피는 십자가에서 흘리신 속죄의 피를 상징합니다. 빵과 포도주, 곧 그리스도의 몸은 십자가에서 흘리신 그분의 피와 함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을 계시하는 구원의 성사가 됩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는 폭력으로 인한 아벨의 피와는 다릅니다. “네가(카인) 무슨 짓을 저질렀느냐? 들어 보아라. 네 아우(아벨)의 피가 땅바닥에서 나에게 울부짖고 있다”(창세 4,10). 인간이 창조된 이래, 지금까지도 계속되는 전쟁과 폭력으로 인해 울부짖는 피의 소리는 모든 인간의 고통을 상징합니다. 그 고통은 삶의 의지를 무력화시키고 마음을 슬픔과 분노로 채웁니다.


   결국에는 인간의 내면을 분열시키고 혼돈에 떨어뜨립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피는 우리의 양심을 죽음의 행실에서 깨끗하게 하여 살아 계신 하느님을 섬기게 합니다(히브 9,14 참조). 곧 우리의 영적인 내면을 용서와 희망의 빛으로 채웁니다. 그리하여 배고픔의 고통을 빵의 기적으로 채우셨듯이, 피의 울부짖음을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일어난 포도주의 기적처럼, 화해와 기쁨의 축제로 변화시키십니다.


   어머니가 자식에게 생명을 줄 때, 고통과 기쁨은 하나가 됩니다. 그것을 뛰어넘어, 예수님은 당신의 생명까지도 내어주셔서 오히려 우리를 풍요롭게 하십니다. 주님 안에서 희생과 기쁨은 둘이 아니라 온전히 하나가 됩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요한 6,56-57). 주님의 몸과 피를 영하는 것은 살아 계신 그분의 성령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성령을 통해 주님의 생애와 말씀을 내적으로 되새기며 그분께서 원하시는 뜻과 하나가 되기를 지향하는 것입니다.


   그 때 우리 내면에는 주님이 주시는 깨달음의 겨자씨가 발아하게 되고 영원한 생명을 향한 여정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이 주시는 성체성사의 은총과 지혜입니다. “너희는 와서 내 빵을 먹고 내가 섞은 술을 마셔라. 어리석음을 버리고 살아라. 예지의 길을 걸어라”(잠언 9,5-6).


   우리는 이 생명의 씨앗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야 합니다. 이 거룩한 생명의 씨앗이 완성되도록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되새겨 봅시다. “시간을 잘 쓰십시오. 지금은 악한 때입니다. 그러니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깨달으십시오”(에페 5,16-17).

http://my.catholic.or.kr/vegabond


 


               ● 홍승모 미카엘 신부·인천 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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