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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삯꾼들 / 송봉모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22 조회수837 추천수6 반대(0) 신고

               

 

 

                            삯꾼들



   “삯꾼은 목자가 아니고 양도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난다. 그러면 이리는 양들을 물어가고 양떼를 흩어버린다. 그는 삯꾼이어서 양들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요한10,12-13). 예수님은 누가 참된 목자요, 누가 목자의 탈을 쓴 삯꾼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신다. 시선이 양의 생명에 있으면 참된 목자이고, 반대로 목자 자신에게 있으면 삯꾼이다.


   삯꾼이란 글자 그대로 양을 돌보는 이들, 장사꾼 심보를 가진 사람이다. 모든 것을 이해관계 속에서 계산할 뿐 책임감은 없다. 양에게 문제가 생겨도 자기에게 손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상관없다. 여기서 삯꾼은 교회 안에 존재하는 직업적 일꾼을 가리킨다. 신자들을 돌보라고 일꾼으로 부름 받았지만 대접만 받으려 하고, 욕심만 채우려는 일꾼을 가리킨다.


   삯꾼과 같은 일꾼에게는 가난한 신자들, 소외된 신자들은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돈 있는 신자들만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돈이 나가는 모임은 적당히 하거나 신경도 쓰지 않는다.


   예수님은 누가 참된 목자요,

   누가 목자의 탈을 쓴 삯꾼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신다.

   시선이 양의 생명에 있으면

   참된 목자이고,

   반대로 목자 자신에게 있으면

   삯꾼이다.


   잘 알려진 대형교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교회 일꾼은 물질 축복을 강조하는 분이다. 처음엔 많은 신자들이 몰려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지각 있는 신자들이 각성하기 시작했다. “아 신앙이 이럴 수는 없다.” 그러면서 일부 신자들이 참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다른 교회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 교회에서 탈퇴하는 신자수가 점점 많아지자 그 일꾼은 위기감을 느꼈다. 그래서 교회 구역장들과 반장들을 모아놓고 설교를 시작했다.


‘교회를 옮기면 저주받는다. 누구는 교회를 옮겼더니 그 다음날 아들이 교통사고로 죽었다. 누구는 교회를 옮겼더니 남편이 부도났다’ 는 식이었다. 이러한 설교는 영적 독재다. 영적 독재야말로 가장 폭력적일 수 있다. 하느님이 내 편이라는 주장을 내세우며 신자들을 조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일꾼은 신앙을 철저히 개인의 입신양명, 부귀영화의 수단으로 격하시킨 삯꾼이다.


   삯꾼들이 처음부터 삯꾼이었을까? 다시 말하면 주님께 부름 받은 자가 변절할 수 있을까? 대답은 ‘그렇다’이다.  부름 받은 자도 변절할 수 있다. 처음 주님의 종으로 부름 받았을 때는 삯꾼이 아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삯꾼으로 떨어질 수 있다.


   젊은 일꾼이 있었다. 일꾼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신자 집을 방문하고 나오는데 그 집에서 감사의 표시로 돈 봉투를 주었다. 성의를 무시하는 것 같아 받기는 받았는데 손이 부끄러워서 죽고 싶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나서 어느 신자 집을 방문하고 나오는데 그 집은 전혀 성의 표시가 없었다. 뭐 이런 집이 있나 싶고 자기를 무시한 것 같기도 해서 은근히 화가 났다. 그리고는 돌아와서 반성해 보니 타락한 자기 모습이 그토록 참담할 수가 없었다.


   삯꾼 같은 목자로 인해 상처를 받고 실망해서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는 신자들이 있다. 그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사목자 탓인가, 아니면 본인 탓인가? 본인 탓이다. 예를 들어보자. 학교에서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아 수능시험을 못 보았다고 하자. 그렇다고 대학교나 교육부에서 그 책임을 선생님에게 지우는가? 아니다. 책임은 학생에게 있다. 선생님이 잘못 가르쳤다고 해도 본인이 알아서 올바른 답을 썼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자기 책임을 다하지 못한 목자는 목자대로 하느님 앞에서 셈을 하게 될 것이다.

http://my.catholic.or.kr/vegabond


 

              - 송봉모 / 예수회 신부 . 서강대 신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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