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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죽일 놈! . . . . . . . . . .[김영진 바르나바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23 조회수1,095 추천수14 반대(0) 신고

 

 

 

'죠'라는 노예가 있었다.

 

그는 늘 입버릇처럼 자나깨나 중얼거리는 것이 있었다.

 

'죽일 놈' 소리가 그것이었다.

 

그러면서도 주인이 믿는 교회에 열심히 다니고 시간만 있으면

성서를 읽곤 하였다.

그것이 주인의 눈에 들어 주인은 비록 자기 노예이지만

무엇이든지 그와 상의하곤 하였다.

 

어느 날,

노예 몇을 사기 위해 주인은 죠를 데리고 노예시장에 나갔다.

상품처럼 진열된  많은 노예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는 대단히 늙고 야윈 흑인 노예가 있었다.

 

죠는 물끄러미 그를 보다가 주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주인님! 저 노예를 사시지요."

 

그러나 주인은

 

"너무 늙어 빠져서 나에게는 별로 쓸모가 없네!" 하면서

 

"이봐 죠! 젊고 힘센 노예들이 이렇게 많은데,

 왜 하필이면 저 늙고 힘없는 검둥이를 사라고 하나?" 고 반문했다.

 

그러나 죠가 하도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주인은 다른 노예들과 더불어

그 늙은 검둥이 노예도 사기로 하였다.

 

그 늙은 노예를 집으로 데리고 오자

그 노예는 몹씨 두려워 하며 떨고 있었다.

두려워하는 늙은 노예에게 죠는 아침마다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며

찾아가 모든 정성을 쏟았다.

 

이러한 일이 여러 날 계속되는 동안,

주인은 눈치채지 않게 계속 둘을 주시하고 있었다.

 

어느 날,

주인은 죠를 서재로 불러 나직이 물었다.

 

"죠! 얼마동안 내가 너를 살펴보면서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되었네.

 왜 너는 쓸모없는 늙은 노예를 사라고 고집했었지?

 그리고 그 늙은 노예를 왜 그렇게도 정성을 쏟아 돌보아 주고 있지?

 그 늙은 노예가 혹시 너의 아버지나 친척이 아니냐?"

 

그러자 죠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닙니다, 주인님.

 그는 제가 죽이고 싶도록 미워했던 바로 그 원수였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그는 저를 유괴하여 노예시장에 팔아 먹었던

 바로 그 사람입니다.

 

 그런데 주인님과 노예 시장에 나가서 그를 보던 날...

 어떤 작은 목소리가 제 마음속에서 울려 나왔습니다.

 '네 원수를 사랑하여라!' 하고..."

 

주인의 서재에서 나오면서 죠는 언제부터인가 자기 입에서

'죽일 놈' 소리가 사라진 것을 알았다.

 

 

인간이 모든 동물에 앞서 위대하다는 증거는

용서하고 사랑하는데 있다.

그러기에 용서하고 사랑하는데 인색한 사람은

돈을 많이 벌어 재벌이 되고, 공부를 많이 해 박사가 되었다 하더라도

향기롭지 못한 인간 냄새가 난다.

 

어린 아이들이 골목길에서 '가위 바위 보'를 하는 것을 보았는가?

어느나라이든지

바위는 가위를 이기고,

가위는 보를 이기고,

보는 바위를 이기고 있다.

 

보자기가 바위를 이긴다 함은 부드러움이 강함을 감싸 이긴다는 것이다.

어린이들의 평범한 놀이에서 배우는 진리가 아닌가!

 

내가 지금 누구와 마음 상한 것이 있으면

보자기와 같은 마음으로 먼저 찾아가라.

 

사랑하기 위해서는

첫째는 부드러움이요,

둘째는 먼저 찾아 가는 것이다.

 

 

 

                                    *[밀가루 서말 짜리 하느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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