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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5 > “신부도 지옥 갈 수 있어!“ / 강길웅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24 조회수1,117 추천수13 반대(0) 신고
 

“신부도 지옥 갈 수 있어!“


   본당마다 별난 사람들이 있게 마련인데 그 중에서도 고약한 것은 말 많고 거짓말 잘하며 이간질로 공동체를 괴롭히는 자들 이다. 이들은 마치 ‘밀밭의 가라지’ 들과 같아서 어떻게 솎아 낼(?) 수도 없으며 가끔 옆에서 좋은 말로 달래도 도무지 약발이 서지 않는 자 들이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좀 처럼 이사도 가지 않는다. 좋은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타 본당구역으로 이사를 가는데 말썽을 부리는 자들은 마치 터주대감처럼 말뚝을 박은 채 그저 지지고 볶고 수다를 떨며 끈질기게 사람들을 공략한다. 대개는 이들이 나쁜 줄 알면서도 ‘좋은 게 좋은 것이다’ 는 식으로 사람들은 눈치껏 처신들을 하게 된다.


   말 많은 것은 여자만 그런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인덕이 없는 본당신부도 그 본당에서 자신이 떠날 때까지 끊임없이 시달리고 고생해야 한다. 희생과 보속은 꼭 사순절에만 있는 것이 아니오 연옥도 꼭 죽어서만 가는 것도 아니다!


   시골 성당에 있었을 때의 일이다. 한 자매가 있는데 말발이 굉장히 센 여자였다. 툭하면 “신부도 지옥 갈 수 있어!” 하면서 마치 염라대왕이나 되는 것처럼 자기 맘에 안 들면 본당신부를 직접 지옥에 처넣겠다는 식의 말들을 자주 했다. 그리고 그 사람 표현대로 하면, 수녀님들은 ‘옷만 수도복이지 그들이 별거냐? 하는 식이었다.


   더욱 요상한 것은 그녀가 나쁜 줄 알면서도 오히려 그쪽에 붙어서 세력을 형성하는 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마치 친위대처럼 그녀를 감싸면서 그녀의 수족이 되어 움직이는데 도대체 이 사람들이 믿음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어떤 땐 불러다 놓고 나무라기도 하지만 도대체 신부의 말이 먹혀들지도 않는다.


   한번은 어떤 착한 자매를 그들이 괴롭히는데 도저히 옆에서 볼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그 일당들(?)을 불러서 그런 식으로 신앙생활을 하려면 성당에 일체 나오지 말라고 했더니, 신자들을 구제해야 할 신부가 오히려 신자들에게 성당에 못 나오게 했다면서 동네방네 휘젓고 다니는데 그 꼴이 또 아주 가관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교구청에 가서 본당신부를 한 번 성토해야 한다고 설쳐 대자 여자 부회장이 이 소리를 듣고는 깜작 놀라 사제관에 찾아와서는 그들을 불러 잘 달래 보라는 건의를 했다. 이번엔 정말 안 되겠다 싶어 그 중에 왕초(?)하나만 불러서 내가 호되게 나무랐더니 드디어 그쪽에서 꼬리를 내리며 기를 꺾게 되었다.


   이 여자를 나무랄 사람은 사실 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고해의 비밀은 아니지만, 그녀의 과거(?)를 나만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그래서 이 여자가 펑펑 울면서 잘못했다고 사죄했지만,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그 후로도 계속해서 말썽을 피웠다. 그리나 하느님은 공연히 사람을 때리고 찌르시는 분이 아니다.


   지금 화(禍)를 당하고 있는 사람은, 다시 말해 지금 벌받고 있는 사람은 절대로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기어이 심술을 부리고 억지를 쓰며, 그리고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며 사람들을 괴롭힌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그들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지금 복 받고 있는 사람들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아무리 억울하게 당해도 참고 용서해 주며 그리고 끝까지 사랑을 나누게 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축복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을 옆에서 척 보면 그가 누구로부터 뭘 받고 있는지를 대충 알게 되는데 이유는 그가 이웃에게 하는 행위에서 그것이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우리 주위에는 별난 이웃이 많이 있는데, 이를테면 그들은 우리의 불우이웃(?)인 셈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을 무시하지 말고 원수(?)를 사랑하는 믿음으로 기도해 주어야 한다. 그들이 저주의 벌에서 해방되기 위해선 우리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골에 있는 그 자매의 목소리가 늘 채찍처럼 내게 들려온다.


   “신부도 지옥 갈 수 있어!”

 

   “예수님, 명심하겠습니다.”

http://my.catholic.or.kr/vegabond


 


    - 인생은, 편하게 살기에는 너무 짧다(소록도에서온 편지)중에서/강길웅 요한 신부

 

                      
                                                   Maria El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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