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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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의 여름 휴가 일기1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24 조회수626 추천수4 반대(0) 신고

 

 

2006년 8월 20일 주일

 

 

드디어 자전거 여행의 시작이다. 오후 1시 30분.. 미사와 성지설명.. 그리고 점심식사까지 마친 뒤.. 출발하였다. 힘차게 패달을 밟은 결과.. 김포에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1시간도 안되어서.. 이대로 가면 오늘의 목적지인 수원에는 여유있게 도착할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꼭 있는 법... 어렵게 물어 물어 1번국도를 찾았는데.. 글쎄.. 그 서울에서 들어가는 1번국도는 자전거 진입을 할 수 없다는 안내판이 붙어있다. '뭐 이런게 다있어~~ 난 못봤어..'하면서 그냥 1번국도에 들어갔다. 헉... 갓길이 없다... 차들은 정말로 빨리 달린다. 내가 들어가니까.. 왜 이렇게 차들이 빵빵대는지... 한 1키로 정도 갔다. 그러나 도저히 갈 수 없을 것 같다. 느낌이 교통방송에 나올 것 같다.

 

"지금 서울의 1번국도 진입부분에 들어갈 수 없는 자전거를 끌고서 달리고 있는 운행자가 있어 교통체증이 되고 있으니.. 운전자들은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결국 그 무거운 자전거를 메고서 경사면을 올라가서 지방 국도를 타기 시작했다. 1번국도만 믿었는데.. 더군다나 내가 가지고 있는 지도는 지방국도는 나오지도 않는다. 그런데 아주 우연히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것도 하천을 끼고서 신나게 달린다.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이 하천 타고 가면 안양까지 간단다.

 

"앗싸~~"

 

안양까지 자전거도로를 타고 갔다. 그리고 다시 밖으로 나오니 큰 도로가 보인다. 1번 국도... ㅠㅠ

 

헉... 또 탈 수 없는건가?

 

아니다... 지방에서는 1번국도에서 자전거 타나보다... 열심히 탔다. 이정표 보인다.

 

"수원 12키로"

 

어둡기 전에 빨리 가야한다. 왜냐하면 길 찾다가 바위에 부딪혀서 자전거 라이트가 뽀개졌다.

 

드디어.. 수원 도착... 저녁 7시 10분이다. 정말로 기쁘다. 여관을 잡은 뒤에.. 곧바로 샤워.. 그리고 빈센트 병원으로 향했다. 왜냐하면 아는 수녀님께서 어제 주님 곁으로 먼저 가셨기에...

 

빈센트 수녀원에서 미사를 한 뒤.... 숙소에 돌아왔다. 그리고 주겄다....

 

어제.. 자전거 탄 시간은.. 4시간 22분... (쉬는 시간이 무지 많은 것이 아니라, 길 찾고 물어보는 시간이 많아서 도착 시간과 맞지 않는 것이다).

 

총 거리는 88.77Km. 정말로 쪼금 탔다. 내일은 100키로 이상이다.

 

평균시속 20.2Km/h 길을 모르는 것이 얼마나 답답한지.. 속도를 낼 수가 없다.

 

내일의 목적지는 대전 가톨릭 대학교이다. 전국 성지 담당 신부 모임이 있다. 솔직히 가기는 싫지만, 가야지....

 

그럼....

 

 

 

2006년 8월 21일 월요일

 

우선.. 오늘은 사진이 없다.... 어쩌면 앞으로 계속해서 사진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찍기가 너무 힘들다. 갈구리 심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사진기 왜 가져왔나 싶더라..."

 

벌써부터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다니... 그런데 그런 이유는 아니고... 사진 찍을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 정하상 교육관에서 몰래 인터넷을 하면서.. 사진 올리기가 힘들어서 오늘은 사진을 못올린다.

 

8월 21일 월요일....

 

6시 30분...수원에서 출발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1번 국도가 내 타겟이다. 아침식사도 하지 않고 가는데, 나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달려가고 있는 사람을 만났다. 너무나 반가웠다.

 

신호등에서 나란히 설 기회가 있어서 물어보았다. 어디서 출발했냐고...

 

분당에서 출발했단다. 군대 제대한 후 복학을 했는데... 자전거 여행을 통해서 나태한 자신의 모습을 다시금 벗어나고 싶단다. 멋있다. 그러면서 나는 왜 자전거 여행을 하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왜 하지? 멋으로? 자전거를 잘 타서? 아니다. 나 역시 이유가 있다.

 

초등학교때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졌다. 어깨부분이 다 까졌다. 그런데 그 뒤로는 자전거 타는 것이 너무나 무서웠다. 올라만 타면 또 넘어질 것 같았다. 그리고 20년의 시간 동안 한번도 자전거 안장 위에 올라서지를 못했다. 하지만 자전거 타는 사람이 그렇게 부러웠다. 나도 예전에는 탔었는데... 지금 과연 탈 수 있을까? 또 타다가 넘어지지는 않을까?

 

이렇게 자신감없는 내 자신의 모습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성지에 있을 때.. 큰 맘 먹고 자전거를 구입했고, 혼자서 연습을 했다. 생각보다 쉽게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아마도 어렸을 때 배운 것이라도 잊지 않는 것 같다.

 

아무튼 자전거를 타는 재미를 흠뻑 느길 무렵... 글쎄.. 자전거에서 또 넘어졌다. 어렸을 때보다 더 크게 다쳤다. 양팔 골절.... 한달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불편과 아픔... 그러면서 더 두려운 것은... "과연 자전거를 또 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다. 정말로 자전거 타기가 무서웠다.

 

하지만 어렸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반복하기가 싫었다. 무섭다고.. 힘들다고 포기하는 내가 되기 싫었다. 그래서 남들도 꺼린다는 장거리 여행을 계획했다. 강화도에서 부산까지....

 

솔직히 지금도 손목이 시끈시끈 거린다. 또한 도로에서 너무나 빨리 달리는 자동차 사이를 가로 질러 간다는 것이두렵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펼쳐질 어떤 일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나의 여름휴가를 자전거 여행으로 삼은 것이다. 이번 여행은 나의 두려움을 없애주고, 나의 의지를 확고하게 굳혀주리라 확신한다.

 

지금 대전교구의 정하상 교육관에서 전국성지 담당 신부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쉼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솔직히 포기하고 싶다. 엉덩이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하니까.. 그냥 돌아갈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러나.. 나는 간다... 포기는 절대로 안된다.

 

타협은 나의 의지를 나약하게 만드니까...

 

어제 자전거 탄 시간... 4시간....

거리는 85.74Km

평균속도 21.4Km/h(이상하게 속도가 안올라간다... 속도계가 잘못되었나?)

최고속도 50.7Kn/h

 

전국 성지 담당 신부 모임이 오후에 끝나는 관계로... 오늘(22일)은 유성에서 1박을 할 예정이다. 유성온천... 좋잖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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