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작은 체험 하나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26 조회수711 추천수8 반대(0) 신고
 

제가 머물고 있는 뉴멕시코주의 로스 알라모스는 올해 들어 이상기후로 비가 많이 오고 이곳 사람들의 표현으로는 홍수가 났다고 합니다.

 

며칠 전에 아트 센터에 관람을 하러 가 보았더니 마루가 두어군데 불룩 20 쎈티미터 가량 솟아올라 옛날집을 개조하여 만들어서 일부러 그렇게 시공한 줄 알았는데, 듣고보니 비가 많이 와서 그렇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지대는 물이 찬 집도 있다고 합니다. 반면에 비가 자주 내린 관계로 잔디는 올해같이 아름다운 해가 없었다고 합니다.

 

 

오늘 낮 12시 10분 미사를 하는 중에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다. 이곳의 성당은 천정을 통해 빛이 들어오게 설계를 했기 때문에 미사중에 빗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돌아가려는 분들은 저만 빼고 모두 차를 가지고 오셨거나 차에 동승해 오신 것 같았는데 장대비가 너무 많이 쏟아지니까 모두들 차 앞까지도 걸어가지 못하고 비가 좀 멈추기를 기다렸습니다.

 

바쁘신 몇몇분들은 용감하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차까지 가기도 하였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바로 멎을 비 같지 않기에 성체조배실에서 혼자 묵주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비가 좀 멎는 것 같아서 묵주기도를 3 단 까지 하고 나서 밖을 내다보다가, 기왕 늦어졌으니  5 단까지 다 바치고 가자고 마음 먹고 다시 눌러 앉아 묵주기도를 다 마친 후에 성당 밖으로 나와보니 모두 가시고 한 노부부만 남아계셨습니다.

 

빗줄기가 좀 약해졌다 싶자 그 노부부이신 형제님이 차를 부인 앞으로 가까이 가져오시고 저는 가지고 간 양산을 펼쳐들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나섰습니다. 성당에 가려고 집을 나설때만 해도 햋빛이 아주 강해서 쓰고 왔던 양산입니다.

 

갑자기 빗줄기가 다시 세 지는데, 형제님께서 차 유리문을 내리고 제게 물었습니다. 저는 차에 타라는 말로 알아 듣고 뒷좌석에 올라타 간단한 영어와 손짓으로 안내하자 저희집까지 데려가 주고 가셨습니다.

 

저는 참 오묘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과 몇초 사이에 그분들과 어긋나지 않고 마주치게 되어 도움을 받은 것입니다. 묵주기도를 3단 마치고 집에 가려고 하다가 마저 2단까지하면 좋을 것 같은 막연한 예감이 들었는데 그대로 된 것입니다.

 

세벽미사 때는 차를 가지고 다니지만, 낮 미사나 오후 미사에는 25분정도 걸으면 되는 거리라 편도나 왕복을 걸어서 미사를 다녔습니다. 가끔 자전거 하이킹이나 걸어다니시는 분들이 있긴 하지만 성당에는 모두 차를 타고 오시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은 영후네가 내일 이사짐을 미리 부치는 날이라 영후 엄마가 이일 저일 정리관계로 바쁠텐데 전화를 하면 번거롭게 해줄것 같았고 휴대전화도 없었지만 전화번호를 적은 수첩도 가지고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루 종일 비가 온적도 있고 천둥번개도 치고 여간해서 그칠 비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한라산보다 높은 지역이라서인지 번개로 산불이 크게 일어나서 산의 나무들이 많이 탄 모습도 보았기 때문에 걸어가는 것이 겁이 나기도 하였습니다. 

 

집에 도착하여 잠깐 비가 가늘어지다가 멎기도 하였으나 여전히 주룩주룩 비가 내리고 우르르 쾅쾅 천둥소리가 아주 요란합니다.

 

아무런 방비가 없던 제가 성모님의 전구로 쏟아지는 폭우에 안전하게 집에 돌아온 작지만 큰 체험이었습니다. 저를 인도해 주시는 주님의 손길을 체험한 날입니다.

 

작은 체험을 통해 앞으로의 삶에서도 성모님의 전구를 통해 주님께서 항상 인도해 주시리라는 믿음이 더 생겨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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