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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 복음묵상] 겸손 / 박재범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26 조회수840 추천수8 반대(0) 신고

  2006년26일 연중 제20주간 토요일 8월


 

 너희는 스승 소리를 듣지 마라.

너희의 스승은 오직 한 분뿐이고

너희는 모두 형제들이다. (마태오 23,8)

 

 As for you, do not be called ‘Rabbi.'
You have but one teacher, and you are all brothers.

 

 

 예수님께서는 겸손을 가르치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

 

 잘난 체하는 것은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프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하느님께서도 교만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겸손한 자들을 들어 높이십니다. 일찍이 성모님께서도 노래하셨습니다. “마음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도다. 권세 있는 자를 자리에서 내치시고 미천한 이를 끌어올리셨도다.” 천당에 없는 것이 하나 있다고 합니다. 교만이라고 합니다. 지옥에 없는 것이 하나 있다고 합니다. 겸손이라고 합니다. 하늘 나라에 가려면 교만을 버려야 할 것입니다.

 

 

   8월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좋은 시간,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로 채워 가시길 바랍니다. 
  

   강론을 준비하다 보면 오늘과 같은 복음을 만나게 되면 복음을 묵상하고 강론 준비하는 것이 힘이 듭니다.   언젠가 우스개 소리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제들은 죽으면 입만 천당 가고, 수도자들이 죽으면 귀만 천당 간다.” 처음에는 이 이야기를 듣고 웃어 넘겼지만,  이 말을 생각하면 할수록 저 역시 그렇게 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마도 이 말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오늘을 살아가는 사제들이나 수도자들이 당시 율법학자나 바리사이파들처럼 좋은 말을 많이 하고, 좋은 말을 많이  들으면서도 그것을 삶으로 살아가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신은 1900년 전에만 십자가를 졌던  것이 아니고, 오늘도 지고 있고 또 날마다 죽으면서 부활한다. 2천년 전에 죽은 역사상의 신에게만 의지해야 한다면 그것은 덧없는 위로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역사상의 신을 말하기보다는 오늘 살아 있는 인간을 통해서 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좋아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했습니다.

 

   간디가 한 말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 살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정말 그리스도를 닮고,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우리에게 제일 어렵고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제자리에 멈춰 어떻게 할지 몰라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수만 없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이 어렵다고 포기하거나 그 삶을 다른 사람에게 대신 살아달라고 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부딪히고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삶입니다. 최대한으로  노력해야 하는 삶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그 삶의 방향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십니다. 먼저 하느님의 계명을 실천하고 지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어제 복음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는 첫째  계명과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둘째 계명을 실천하고 지키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일부러 남에게 들어내는 그런 신앙의  삶을 살지 말라고 하십니다. 즉 잔칫집에서 윗자리에 앉는 것, 회당에서 높은 자리를 앉는 것, 장터에서 인사 받는 것, 스승으로 불러 주는 이런 것을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이스라엘 성지순례 기간 중에 서쪽 벽에서 유대인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특히 서쪽 벽의 남자 구역에  들어가 유대인들 중에서도 유대 종교 지도자라고 하는 하시딤들의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예수님께서 그 당시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기도하는 그들의 모습은 배워야 하겠지만 눈에 보이게 기도하는 모습이나 하시딤이라고 대접 받는 모습은 좋게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모습이 저의 모습이 아닐까 하고 돌아보았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자칫 방심하면 우리가 쉽게 빠질 수 있는 그런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께서 부탁하신 말씀을 꼭 기억하고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말씀하신 섬기는 사람이 되는 것과, 자신을 낮추는 삶을 우리는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 우리 삶이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고 지키며 땀을 흘리고 노력할 때 우리는 2천년 전 그리스도께서 살아가신 삶을 재현하는 그리스도인이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을 보고 우리도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 박재범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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