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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27 조회수699 추천수2 반대(0) 신고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

“아버지께서 주시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사람의 아들이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 “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요한 6,60-69)




 오늘 복음 말씀은 요한 저자가 시간을 넘어 우리에게 질문하는 말입니다. 신앙의 결단을 촉구하는 말입니다. 많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에 듣기 거북하다며 떠나갔습니다. 그들이 주님을 믿는 결단을 내리지 못한 까닭은 그들의 이성이 주님의 말씀을 들어 줄 수 없는 지나친 요구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동물의 피도 먹지 말라고 했는데 사람의 피를 마시라니 율법과 자신들의 이해를 뛰어넘기 때문입니다. 신앙의 첫 단계부터 걸림돌이 작용한 까닭입니다. 그분과의 만남이 사랑의 차원이 아니라 실증의 차원에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이차 세계대전 당시에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심리학 교수였던 빅터 프랑클 박사 부부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강제 수용소에 감금됩니다. 그 부인은 따로 수용소에 격리되었다가 먼저 처형당합니다. 프랑클은 아무 소식도 모른 채 사랑하는 아내와의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속박과 노역을 견뎌냅니다.

그는 전형적인 무신론자였습니다. 그러나 부자유한 수용소 속에서도 누구도 빼앗지 못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바로 사랑의 추억이며 그 대상과 비록 떨어져 지내더라도 그 사랑은 영원히 소중하다는 가치를 깨닫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랑의 추억을 간직하고 삶의 희망을 소유한 사람들이 더 굳세게 고난을 극복한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그는 이런 체험을 바탕으로 “삶의 의미(logos)를 간직한 사람들이 더 능동적으로 살아간다.”는데 주목합니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슬기롭게 벗어나게 만드는 치료법으로 “로고테라피 이론”을 창안합니다. 그리고 그는 가톨릭 신앙을 받아드립니다. 여기서 logos는 ‘말씀’이라는 뜻 이외에 ‘중요한 의미’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는 의미 있는 말씀이 생명을 준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당신의 말씀을 영적으로 알아들으라고 요청하십니다. 아직 전에 계셨던 곳에 올라가지 않아 성령을 주지 못하지만 올라가신 후에는 어떻게 할 것이냐며 결단을 촉구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늘 이와 같습니다. 주도권(이니시어티브)을 가지고 계시지만 그 선택은 우리에게 맡기십니다. 중풍병자나 태생소경을 치유하실 때에도 그냥 치유해 주실 수도 있었지만 “무엇을 원하느냐?” 즉 “무엇을 선택하겠느냐?”하고 물으십니다.


  베드로는 떠나간 제자들과는 달리 자신의 이해력과 판단력으로 결단을 내리지 않습니다. 그는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인격을 신뢰합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는 질문에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부분적으로만 바라볼 때, 인간의 사고와 경험에만 집착해서 그분을 따르는 결단을 내리지 않을 때 우리도 떠나가는 제자 꼴이 될 것입니다. 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그리스도교로 들어가는 입구에 걸림돌이 서 있어 그 입구를 지키고 있다. 그 걸림돌에 걸려 넘어지지 않는 자는 복되도다.”라고 말하며 이 대목에 대한 설명을 합니다. 오늘 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걸림돌에 걸려 넘어지는 것을 요한 저자는 아마도 묵시록처럼 보았나 봅니다. 그 걸림돌을 치우는 것도 걸려 넘어지는 것도 우리에게 달렸습니다.



  먼저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께 은총을 구해야 합니다. 주시지 않으면 아무도 예수님께 다가갈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성령이 충분히 우리에게 내려왔습니다. 우리와 ‘함께’  계시던 성령이 이제는 우리 ‘안에’ 계십니다.


  성령은 우리에게 위로와 힘을 주십니다.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십니다. 우리를 교회 안에 일치시켜 주십니다. 새로운 창조능력을 주십니다. 모두 우리 안에서 이끄시는 생명의 능력으로 작용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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