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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모님의 침묵
작성자김영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30 조회수737 추천수3 반대(0) 신고

                        

 

                      

 

 

 

조용한 나자렛 집에서 예수님과 생활하며 예수님을 돌보고 아들의 말을 듣고 마음속에 묵상하셨던 마리아를 그려보자. 나자렛 집에서의 삶은 번거로움이나 소음이 있을 수 없는 극히 소박한 것이며, 신비에 가득 찬 침묵의 삶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침묵은 정적 속에 평화를 누리게 해주며 마치 평화로 가득 찬 성당과도 같이 하느님의 현존으로 가득 찬 것이리라.

 

이 가득 찬 상태는 마리아에게 침묵의 필요를 느끼게 해주었다. 그러나 그 침묵은 절대적이고 항구한 침묵이 아니었다. 예수님과 성요셉과의 순간순간의 깊은 교류는 가능하였고, 식사할 때에도 예수님의 말씀에 열중하였으며 깊이 마음에 새겼다.

 

물론 예수님과 요셉 성인에게 말씀을 건네셨겠지만 얼마나 겸손한 자세로 말씀을 하셨는지 상상해 보자.

누구도 성모님보다 더 예수님께 위로의 말과 지혜로운 말을 줄 수 있는 이는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동네 아낙네들 사이에 끼어 잡담이나 호기심에 가득찬 대화를 나누고 계신 성모님을 상상도 못할 것이다. 마리아는 착한 의견과 사랑을 위한 건설적인 권고와 대화 후에 즉시 자기 영혼의 깊은 곳으로 가시곤 하였다. 그 영혼 깊은 곳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었으며, 당신과 나눈 영혼들의 필요를 이야기하고 하셨으리라.

 

가끔 우리는 애덕을 위해 침묵을 깨뜨려야 하고 또 침묵 속의 즐거움을 희생하지 않으면 안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한마디 한마디를 침묵하는 마음에서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우리가 늘 하는 대화의 종류와 장단점과 섬세함에 유의하자.

 

어떤 때 주어진 의무로 인해 우리 영혼의 성 안에 들어갈 수 없을 때도 자신을 다시 찿을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우리 영혼의 성 안에 가능하면 오래 머물러 있게 되도록 노력하자.

 

예수님의 공생활에서도 마리아는 침묵 속에 잠심하셨다. 꼭 한번 하신 말씀이 있다면 이는 가나안의 혼인잔치에서 술이 떨어 진 것을 보시고 어머니다운 사랑에서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 라는

신앙의 말씀을 하셨다.

 

가끔 성모님은 예수님의 말씀과 기적을 듣고 보기 위해 몰려온 군중 틈에 끼어, 당신만이 지닐 수 있는 침묵 속에 지혜로운 말씀을 고이 간직하셨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생활이 예수님을 멀리한 고통중에 침묵의 생활을 보내셨다.

 

그러나 그의 내적 침묵은 인간적인 위로나, 고독을 메꿀 수 있는 인간의 수다함을 결코 허락하지 않으셨다.

가끔 예수님의 뒤를 따라다니기도 했을 것이다. 예수님의 길을 기도로써 준비하며 침묵 속에 묵묵히 따랐을 것이다.

 

모든 이가 예수님만을 믿고 사랑을 드릴 수 있도록 그리고 예수님만이 세상에 보여질 수 있도록 침묵하셨을 것이다. 그리스도의 말씀만이 모든 이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게 성모님은 침묵하셨다.

 

"성모여, 예수님만이 보여지도록, 우리를 깊이 침묵하게 해주십시오"

 

성모님과 같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침묵과 잠심 그리고 열심한 생활을 본받자. 삶에 냉담해지고 홀로 외로움을 느낄 때 성모님께 침묵할 수 있는 용기를 구하자. 우리가 인간적 위로로 마음의 고독을 채우려고 할 때 스승 예수의 현존 안에서 침묵할 수 있게 하자.

 

십자가 밑에 서 계신 마리아의 침묵은 완전한 신뢰, 흠숭, 영웅적인 용기가 된다. 마리아는 하느님께 완전히 신뢰하며 사랑에 넘친 침묵을 하셨다. 결코 불만이나 불평이라고는 없었다. 또한 인간들 앞에서도 완전한 침묵을 지키셨다. 그리스도 앞에서 완전히 잊으셨다.

 

말없는 침묵뿐 아니라 성모님의 외적 자세 역시 단정했으며 예의가 있었다.

 

"마리아여, 하느님 앞에서 침묵할 수 있게 도와주시고 신뢰와 순명, 흠숭의 침묵을 우리 안에 길러 주소서. 인간과의 침묵, 육체의 고통이나 윤리적인 고통을 당신 마음속에만 봉헌하고자 하오니 고통을 과장하거나 너무 동정하지 않도록 침묵의 신비를 가르쳐 주소서.

 

침묵의 필요성을 잘 파악하게 해주시고 이 침묵이야말로 성성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임을 깨닫게 해주소서"

 

 

 

'성체조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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