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짓는 집

"몇몇 사람이 성전을 두고 그것이 아름다운

돌과 자원 예물로 꾸며졌다고 이야기하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루가 21,5-6.



농아선교회 집을 제 손으로 꾸며 줬습니다.

장애인들에게 예쁜 집을 지어주고 싶어서였습니다.

성당의 후미진 공간에 덧끼어 앉아 신앙의 소외를

살고 있는 이들을 보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공사를 끝내고선 전례에 필요한 제구들을 마련하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상상도 못할 가격에 마음만 상하고 돌아왔습니다.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옆 동네 성당들은 왜 그렇게 웅장하고 크든지,

웅장한 대리석으로 모양을 내고, 값비싼 제구들을

갖춰놓은 모습을 보니 부러움과 시샘이 솟습니다.

그렇지만 더는 욕심내지 않습니다.


비록 웅장하고 화려한 모습은 아니어도 

가난한 마음으로 꾸민 성전이 있어 행복합니다.


저의 벗들이 마음의 사치와 화려함을 부수고,

가난한 마음으로 전례의 제구들을 대신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제의에 수놓은 십자가처럼 서로의 짐을 져 주고,

성작처럼 고난의 잔을 함께 마시며,

성합처럼 나눔의 신비를 담아 놓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성전을 마음으로 지어 가며 

모든 세상 욕심을 무너뜨렸으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 들어오실 집을 바깥에 짖지 말고

마음속에 짓는다면,

우리의 성전은 영원히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 김강정 신부님의 "주님을 찾는 행복한 술래"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