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아침을 여는 3분 묵상] 38. 머리에서 가슴까지 (마르 8,14~21)
작성자박종진 쪽지 캡슐 작성일2006-08-31 조회수620 추천수4 반대(0) 신고



    머리에서 가슴까지 (마르 8,14~21)

    제가 아는 어떤 젊은 수녀님이 본당에서 제의방 일을 맡으셨을 때 있었던 일입니다. 그곳 본당 신부님은 연세가 지긋한 분이었는데, 어느 날 제대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퇴장하다가 그만 마이크 줄에 걸려 넘어질 뻔했습니다. 당황한 신부님은 제의방 담당이었던 그 수녀님을 꾸짖었답니다. 수녀님이 마이크 줄을 잘 놓지 않아서 걸려 넘어질 뻔했다면서요. 꾸리람을 들은 그 수녀님은 신부님의 화를 풀어드릴 겸 이렇게 재치 있는 말로 대답했답니다. " 신부님, 눈 없는 마이크 줄이 어떻게 사람을 피하겠어요? 눈 있는 사람이 조심을 해야지요." 수녀님의 넉살에 신부님도 그만 화를 풀고 허허 웃었다는 후문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눈이 있으면서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으면서도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는 제자들을 보시고 답답해 하십니다. 아마 예수님이 요즘 우리 사회에 사셨더라면 제자들에게 " 너희들, 사오정아냐? " 라고 말씀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머리가 좋거나 지식이 풍부해야 예수님의 말씀을 제대로 알아듣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가끔 성서와 주석서 등을 책상이나 머리맡에 놓고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들으려 애써 보지만, 제 생활은 늘 '제자리 돌부처' 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듣고 몸으로 실천하며 살고 계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의 삶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소박하고 검소하게 살면서도 하느님을 따를 때는 누구보다 용맹하다는 것입니다. 어느 교회 어른이 "머리에서 가슴까지가 가장 먼 길" 이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정말 알아듣는 것에서 실천하기까지는 참으로 아득하고 먼 길인 것 같습니다. "아직도 알아듣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합니까? 여러분의 마음을 그렇게도 둔합니까? 여러분은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합니까? 기억하지 못합니까?"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