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제가 존경하는 형제님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02 조회수762 추천수7 반대(0) 신고
 

“한 탈렌트를 받은 이는 나아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주인님, 저는 주인님께서 모진 분이시어서,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려운 나머지 물러가서 주인님의 탈렌트를 땅에 숨겨 두었습니다. 보십시오, 주인님의 것을 도로 받으십시오.’”

“저자에게서 그 한 탈렌트를 빼앗아 열 탈렌트를 가진 이에게 주어라.”

  (마태 25,14-30)


  복음서에 나오는 비유말씀을 예수님께서 발설하실 때, 복음서 저자들이 인용하고 기록했을 때, 그 말씀을 읽는 우리 등 세 가지 상황에 맞추어 이해해야 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한 가지 더 고려할 점은 예수님께서 비유를 말씀하실 때 청중들이 누구냐 하는 점입니다. 또 그 청중은 예수님의 비유말씀에 어떻게 반응했겠는가 하는 것을 추측해 보는 것입니다.


  탈렌트의 비유에서 주된 주제는 셋째 종의 처신과 그에 따른 주인의 셈에 있습니다. 이 말씀을 들은 청중을 누구로 보는가는 학자마다 다릅니다. J. 휘쯔마이어는 제자들로, J. 예레미아스는 종교 지도자와 율법학자들로, 다드는 유대민족으로 보았습니다.


  그 청중이 제자들이라면 그 해석은 “너희에게는 하느님 나라의 비밀을 아는 것이 허락되었다. 분명히 마지막 날 셈하실 것이니 염두에 두고 각자에게 맡겨진 것을 가지고 충실히 일하도록 하여라.”는 것입니다.

  율법학자들이라면 “큰 것, 즉 하느님의 말씀이 그들에게 위탁되었으나 하느님의 뜻에 따르지 못했으며, 오히려 하느님의 은사에 대한 경박한 멸시와 이기심에 쌓여 하느님의 말씀을 무력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율법을 자기들의 전통과 규정에 묻어버린 율법학자들”이라는 것입니다.

  또 유대인들이라면 “그들은 조심스런 율법준수 가운데서 개인적 안전만을 찾고 있다. 이기적 배타성 때문에 하느님 말씀이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다. 소외받는 사람들, 곧 세리와 죄인 그리고 이방인들이 바리사이들의 율법준수로부터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보화와 계시를 맡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세상에 감추어 놓고, 이제는 몰수당하는 유대인들”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마태오복음 저자는 이 대목을 ‘열 처녀의 비유’와 ‘마지막 심판의 비유’ 사이에 편집하여 재림지연과 마지막 심판에 대한 비유로 삼았습니다. 그리하여 이 비유가 우의적(알레고리)으로 해석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주인=그리스도, 종들=제자들, 그의 여행=승천, 오랜 후의 귀환=재림의 지연, 돈의 셈=심판, 기쁨을 나누어라=구원의 잔치, 바깥 어둠속=지옥”으로 꼭 들어맞습니다. 이것이 마태오 저자의 의도였습니다. 반드시 닥칠 빠루시아(재림)에 철저히 준비하라는 경고의 메시지입니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하루 24시간을 하느님으로부터 선물 받았습니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 이 하루를 열 탈렌트, 다섯 탈렌트, 한 탈렌트처럼 만듭니다.  게으른 사람에겐 시간을 아무리 많이 주어도 일을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합니다. 그리고는 자신에게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공평하게 주신 시간을 각자 쓰기에 따라서 더 주시기도 빼앗기도 하신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경험해서 알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특히 각 본당에서 봉사나, 레지오 활동, 성경공부, 반모임 등에 참석하기를 청하면 하나같이 대는 첫 번째 핑계가 시간이 없다고 둘러 댑니다. 실제로 시간이 없는 분은 드믑니다. 요즘 시테크라는 신조어가 있는데 그에 따르면, 바쁜 사람일수록 시간을 더 잘 유용하게 쓴답니다. 자투리 시간을 모으면 큰일도 이룰 만큼 충분하게 된답니다.


  실제로 제가 아는 한 형제분은 매일 새벽미사로 시작해서 하루를 시작하는데 성당에 걸으면서 아침기도하고, 미사해설이나 독서에 결원이 생기면 아주 기쁜 마음으로 맡습니다.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시고 저녁에는 하루 빼고 성당활동을 합니다. 그 하루는 사회활동에 할애 합니다. 이런 분에겐 누구도 또 다른 일을 맡기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자투리 시간이 나면 봉사도 합니다. 이 분에게 또 다른 탈렌트가 있는데 아주 놀랍습니다. 눈만 마주치면 먼저 인사하고 악수를 청합니다. 그래서 이분을 존경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 탈렌트를 어디다가 사용 하냐면 봉사자 모집하는데 씁니다. 그분이 한 번 찍으면 누구도 꼼짝 못합니다.

 

  “나 봐라, 나처럼 바쁜 사람도 시간 쪼개고 산다. 시간 없다는 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누구든지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공연히 쑥스럽고 실수나 하지 않을까 두려워서 결심하지 못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하고 말합니다.

 

  이분은 여러 사람을 키워 해설단이나 레지오단에 중추인물을 만드셨습니다. 성서못자리 봉사반에도 여러 형제가 다닙니다. 또 이분의 대자 모임이 얼마나 잘되는지 모두들 부러워합니다. 때마다 먼저 대자들에게 전화 걸어 안부 물으시니, 대자들끼리 서로 형님 아우님하며 성당에서 지냅니다. 그럼에도 어떤 파벌이 형성되지 않습니다. 항상 자신을 낮추시기 때문입니다. 대기업 이사 출신인데도 전혀 티가 안납니다.


   이분은 저에게 모델이십니다. 그분의 대자는 아니지만 닮고 싶은 분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탈렌트를 정말 잘 쓰고 계시는 분입니다. 존경합니다. 형제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