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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술사목 단상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03 조회수764 추천수7 반대(0) 신고

 

                            술사목 단상



   신부의 처신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술자리가 잦으면 신부가 술을 마셔 댄다며 수군거리고, 혼자 놀면 함께 어울리지도 않는다며 뒷말을 일삼습니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때론 난감하기도 합니다.


   사람이 좋고, 그래서 만나다 보니 술자리에 자주 앉습니다. 신자들이 그럽니다. 앞 동네 신부님은 술도 안 드신다는데. 그런데 앞 동네 신자 몇은 뒷동네 신부가 맘에 든다고 그럽니다. 이러다간 신부를 바꿔 보자는 말까지 나올 것 같습니다.


   먹고 마시는 일이 무에 그리 나쁠까마는 신자들의 눈은 곱지가 않습니다. 앞 동네라고 다를 게 없습니다. 먹고 마시지 않으니 신부가 어울릴 줄도 모른다는 소리가 나옵니다. 두 가지 소리에 소신이 흔들려서는 안 되기에, 한 가지 소신으로 사제 삶을 이어 갑니다.


   그래도 ‘회개 하나만은 기가 막히게 잘하고 다니는 신부’ 소리는 듣습니다. 횟집과 보신탕집을 오가며, 열심히 회개(?)하는 신부. 먹고 마시는 일에 으뜸 소리를 듣도록 그렇게 살 겁니다.


   다만, 먹고 마실 때 마다 먹여주고 마시게 하는 일은 놓치지 않겠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가장 지혜로운 처신의 하나가 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


-  "주님을 찾는 행복한 술래"에서 ( 김강정 신부 / 부산교구 덕신본당 주임 )

 

                    
                                바이올린/♬유모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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